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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상자


Category List admin  
의자와 앉는 자세에 관한 작은 깨달음
 

요 며칠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졌네요. 요리를 재활 수준을 넘어서 너무 열심히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당분간 얌전히 요양해야겠습니다. ㅠ_ㅜ

의자와 책상은 현대인에게 있어서 정말 중요한 도구입니다. 특히 컴퓨터로 많은 종류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 지금은 더욱 그렇죠. 그런데 여러분 '의자에 앉는 법' 혹은 '의자의 정확한 셋팅'이란 걸 확신을 갖고 아시나요? 저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어깨를 펴고 목을 세운 정자세라는 건 대충 알고 있긴 하지만, 의자에 앉고 셋팅할 때는 그냥 그때 그때 편한대로 대충 앉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쓰러진 이후 두 번째로 안타까운 부분이 뭐냐면 의자에 앉지를 못 한다는 겁니다. 상태가 정말 바람만 불어도 악화될 정도로 불안정하니 불편한 의자나 자세는 앉자마자 바로 고통으로 알게 되는 뭐랄까 의자 편안함 측정기가 되었습니다. 보고 있나, BMW? 헤드 레스트 똑바로 만들어라.


아무튼 그런 와중에서 최근 의자에 앉는 자세와 높이에 대한 깨달음을 하나 얻게 되었습니다. 깨닫고 나서(?) 생각해보니 참 이렇게 단순한 걸 몰랐을까 싶습니다. 평생을 앉아서 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했는데 몸이 건강할 때는 이런 걸 몰랐던 거죠.



다음은 대충 그려본 '의자의 높이'와 '자세'에 대한 그림입니다. 오른쪽 그림이 의자가 조금 더 높습니다.



이 높이 차이는 실제로는 5cm도 되지 않는 아주 사소한 차이이지만 의자와 앉는 자세가 몸에 주는 부담은 하늘과 땅 정도로 차이가 납니다. 그림은 상황을 잘 보여주기 위해서 오히려 약간 과장되어서 그려졌지요.

두 그림에서 의자 높이를 결정하는 가장 큰 기준은 바로 이것입니다.

(1) 사용자의 허벅지가 의자에 충분히 체중을 싣고 있는가?
(2) 발 뒤꿈치와 지면이 제대로 닿아서 체중이 다리를 통해 충분히 지면에 전달되고 있는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허벅지가 의자에 충분히 닿는 게 좋을까요? 뒤꿈치가 지면을 제대로 딛는 게 좋을까요?



제가 생각할 때 의자의 높이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허벅지와 체중'입니다.



먼저 왼쪽 그림은 허벅지가 의자에 충분히 닿지 못해서 체중을 분산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의자가 낮아서 무릎이 높게 굽혀지고 허벅지가 살짝 떠 있다는 것이죠. 그만큼 무릎 아래의 다리와 뒤꿈치가 지면을 더 단단히 딛고 있고요.

이렇게 되면 엉덩이와 허리에 상체의 무게 뿐 아니라, 무릎과 허벅지의 체중이 지면을 딛고 무릎이 꺾여지면서 대각선 아래 방향으로 엉덩이쪽에 실리게 됩니다. 엉덩이는 위와 앞의 체중을 동시에 감당하게 되고, 자세는 높은 무릎 때문에 웅크리고 있는듯한 앞으로 기운 모양새가 되구요.






오른쪽 그림은 허벅지가 의자에 충분히 닿아서 위로부터 내려오는 체중을 엉덩이와 함께 분산해줍니다. 더불어서 높이가 높아지니 뒤꿈치는 살짝 지면에서 뜨게 되고 발바닥 혹은 발의 앞 부분을 지면에 살짝 얹고 있는 모양새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다리를 포함한 하체의 무게를 대부분 몸이 아닌 의자가 감당하게 됩니다. 뒤꿈치가 바닥을 단단히 딛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무릎이 위로 올라오지 않게 되고, 하체의 무게는 허벅지와 발의 앞부분이 감당할 뿐이지 엉덩이와 허리로는 거의 실리지 않게 되죠. 상체의 무게도 미묘하게 분산되고요.

더불어서 자세가 웅크리지 않고 뒤로 젖혀지면서 등받이의 허리 지지대와 등 지지대에 상체의 무게가 분산되어 척추에 실리는 부담이 적어집니다. 자세가 웅크린 것처럼 되지 않으니 머리 또한 앞으로 숙이지 않게 되어 자연스럽게 목의 부담도 적어지며 모니터와 눈의 적정거리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 참고로 모니터를 제대로 된 자세로 보려면 높이와 거리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모니터 스탠드를 반드시 구비해서 자신에 맞게 조정해야 합니다. 의자도 허리와 허벅지를 제대로 지지하는 좋은 걸 써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의자의 높이를 맞출 때 허벅지에 하체의 체중이 제대로 실릴 정도의 높이로 맞춰야지 몸에 부담이 적다는 소소한 깨달음입니다. 발 뒤꿈치는 땅에 너무 단단히 닿으면 안되고 그저 의자가 빙빙 돌지 않게 발 앞으로 지면을 살짝 딛는 정도가 좋구요.



이것은 제가 공학적으로 연구하거나 한 것은 아니고, 그저 환자로서 몸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경험상 쓴 것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아주 짧은 시간도 아파서 앉지 못하는 상황에서 좀 더 오래 비교적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는 즉각적인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글도 지금 그래서 쓸 수 있는 거죠.

어떻게 보면 참 별 거 아닌 당연한 건데 건강할 때는 대충 몸으로 부담을 때우고 있으니 이런 걸 느끼지 못하죠. 하지만 그러면서 다들 천천히 척추 건강이 악화되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제 생각에 의자에 앉는 제대로 된 습관이 형성되지 못하게 한 가장 큰 범인은 이 놈입니다.


* 이미지는 문제가 될 경우 삭제합니다.


인생의 전반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와 학원의 책상은 사실 몸에 맞지 않는 책상과 의자에 대충 끼워서 앉습니다. 심지어 저것들은 제대로 만들어진 좋은 품질의 의자가 아니죠. 애초에 몸에 맞는 의자도 아닌 하품(下品) 의자에서 제대로 앉는 법을 배우지도 생각하지도 못하니 성인이 되어서도 몸이 망가질 때까지는 제대로 된 개념을 잡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앉지 못하는 사람이 깨닫게 된 앉는 것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였습니다. 좋은 의자에 앉는 부분의 넓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왜 있는지 이제야 알겠네요. 허벅지에서 무릎까지 닿는 면적을 넓혀서 하체의 체중을 온전히 감당하기 위한 기능이었어요. 이 이론을 바탕으로 의자 넓이를 오금 바로 전까지 더 넓히니 소름이 순간 돋을 정도로 더 편해졌네요.

오늘도 앉아서 일하는 지인들과 방문객 분들이 좀 더 건강하게 척추를 챙기셨으면 하는 바람에 끄적여 봅니다.


2019-11-08 06:30:00 | [Comment(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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