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예 그랬죠. 저녁으로 장칼국수를 맛있게 먹고 황기족발도 먹었습니다.
오늘은 그 이후의 밤놀이와 2일차 일정의 이야기입니다:)
저녁을 먹고서는 카지노에 한 번도 못가봤다는 친구의 말에 강원랜드를 찾아갔습니다.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정선에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숙소와 완전히 반대편에 있었기 때문에 차로만 근 한 시간을 달린 것 같습니다. 정선은 정말 크더군요.
카지노 입구
웃겼던 게 입장료를 5천원인가 받더라구요. 어차피 안에서 사람들 돈 긁어모으는 애들이 입장료는 왜 받는건지... 19세 이상만 입장 가능하고 들어갈 때 공항 들어가는 것 처럼 기계 통과해야하고 복잡합니다. 다시 갈 일은 없을 것 같으니 그냥 들어가봤지요.
군인 중에 은근히 도박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 많아서, 제가 군대에 있을 때도 강원랜드 이야기하던 간부들이 좀 있었는데 실재 내부는 들었던 얘기랑 딴 판이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부지에 2층까지 있는 카지노였는데, 거의 대부분의 기계는 슬롯머신이고 룰렛과 블랙잭 테이블이 나머지를 차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참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었던 것이, 라스베가스의 경우는 관광객들이 다 같이 즐기면서 관광하는 분위기였는데, 여기는 그렇지가 않더군요. 동네 아줌마 아저씨 같은 사람들이 와서 정말 심각하고 절박한 분위기로 테이블이나 기계 앞에 앉아있는데, 관광을 위한 장소라고 생각하기는 힘든 장소였습니다.
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지 못하기에 외부에 마련된 기념촬영용 장소
이 곳이 최초에 개장할 때 한시적으로 내국인에게 개방했던 것인데, 계속해서 연장을 해서 앞으로도 상당 기간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바람직하지 않아보이네요. 내국인 없이 운영이 안 될 곳이라면 가능하면 빨리 폐쇄해서 부작용을 없애는 편이 나아보였습니다.
수확을 말씀드리면 들어간 김에 1,000원만 할 생각으로 앉아서 올인하고 돌렸는데 10배가 당첨됐길래 바로 현금으로 바꾸고 나왔습니다. 입장료까지 빼면 4,000원 득이지만 재미였으니 됐죠 뭐:)
이런 거 만들지 말고 그냥 내국인 입장가능 시한을
더 이상 늘리지 않는게 나을 것 같네요.
돌아와서 잠시 놀다가 잠자리에 들고 이제 이틀째이지요. 숙소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묶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전통가옥 체험숙박을 해보고 싶습니다.
숙소였던 게스트 하우스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동강 스카이워크를 향해 발을 옮겼습니다. 의외였던 것은 카지노의 영향인지 정선에 관광객이 매우 많아서, 어딜 가든 상당히 기다려야하고 차가 막힌다는 것이었죠. 스카이워크로 올라가는 길도 차가 너무 많아보여서 걸어 올라갔는데, 엄청난 경사의 산길에 후회막심했습니다;_; 그리고서 입장한 스카이워크!
동강
사실 스카이워크로 굳이 만들 필요는 없지 않았나 싶었지만 강은 참 예뻤고 날씨도 다행히 좋았습니다. 상술에 약간 실망한 것은 그냥 경치인데 밖에서는 못 보게 벽을 세워서 막아두고 입장료를 받는다는 것이었죠.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물을 팔아먹었지만 여기는 벽을 만들고서 경치를 팔아먹습니다.
뭐 그렇긴해도 여행하러 온 거니 재밌게 봤습니다. 옆에 짚와이어도 있긴 했는데 처음 계획에 없었기 때문에, 이래저래 시간 등의 문제로 투표를 해서 안 하기로 하고 내려왔네요. 사족입니다만, 민둥산도 그렇고 이 지역은 시간이 많다면 등산하기도 꽤 좋을 것 같더군요.
점심은 곤드레밥을 먹었는데 사진은 못 찍었네요. 서울에서 괜찮은 곤드레밥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비교는 힘들지만 정말 맛있었습니다. 남들은 양념장이나 강된장에 비벼먹던데 전 아무것도 안 비비는 게 제일 맛있더군요! 이렇게 두 끼해서 정선 맛기행은 완전 성공적이었습니다:)
밥을 먹고는 옆에 있는 정선 5일장으로 향했지요.
정선 5일장
산간지방답게 다채로운 산나물을 많이 팔았고, 기념품(?)으로 많은 산나물을 사기도 했습니다. 시장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바다가 없는 산악지역이라는 느낌이 크게 없었는데, 산에서 나는 것들을 온 사방에서 보게 되니 확 다가오더군요. 아쉬웠던 것은 생각보다 장이 다채롭거나 크지는 않았고, 일부 상인들이 관광객에 질려서인지 대꾸도 안 하는 사람도 있었다는 것...
짧은 1박2일 여행이었습니다만, 정선여행은 참 재밌었네요. 오랜만에 여럿이서 간 여행이라서 그런지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1박2일이란 것이 그저 아쉬울 뿐이었죠.
한 가지 놀라웠던 것은 정선에는 의외로 여행할 소재들이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문화재로는 보물 410호 수마노탑이 있는 정암사, 자연으로는 동강과 민둥산, 먹거리로는 장칼국수와 곤드레밥, 숙박시설 중에는 전통가옥 체험숙박도 있습니다. 하나하나의 퀄리티도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수준이지요.
그 외에도 화암동굴이나 정선8경, 5일장, 다채로운 지방 축제나 행사등등... 국내에서 특정 지역에 이 정도로 많은 것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아마 경기권 여행을 한 번이라도 준비해본 적이 있으신 분은 아실겁니다. 국내에 여행상품이 얼마나 빈약한지를요.
또 올게 정선~
좋았던 만큼 정선군에 바라는 것도 참 많았는데 대표적인 것들이 아래와 같은 것들.
(1) 내부적인 교통이 너무 불편해서 관광지로 제대로 크기가 힘들고.
(2) 예산이 많으면 쓸데없는 청동상이나 세우지 말고 잘 된 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준비된 관광지로 제대로 개발하면 좋겠으며.
(3) 5일장은 유명한 만큼 관광객에게 친절했으면 좋겠고.
(4) 카지노와 그 근방 지역은 자체적으로 정화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으며.
(5) 마지막으로 개발할 때 좀 더 지역의 색을 뚜렸하게 의식했으면 좋겠음.
식민시대와 전쟁을 겪으며 많은 것이 사라져버린 우리나라인데, 정선처럼 좋은 원석과 같은 장소가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뻤습니다. 언젠가 꼭 한 번 다시 와서 이번에 못 본 것들도 마저 보고, 장칼국수도 꼭 다시 먹고 싶네요. 그리고 이번 여행을 계기로, 국내 여행을 다닌다는 것에 대해 좀 더 의욕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