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in *

* BBS *

* gallery *

* profile *

* link *



[카테고리]

* 음악 *
* 잡담 *
* SOOL *
* 물건들 *
* 이런저런 추억 *
* 책 이야기 *
* 여행의 추억 *

* 잡다한 고찰 *
* 컴퓨터 관련 *
* 이런저런 메모 *
* 공지사항 *

* 추억의 게임 *
* 추억의 애니 *
* 만화책 이야기 *
* 미드 이야기 *
* 매직 더 개더링 *


[최근 댓글]

// 아리무스님살면서 느끼는 건데 ...
  by 아이어스
 
2019-11-10

앉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죠....
  by perplex
 
2019-11-10

으음 제가 요새 미묘하게 허리가 아...
  by 아리무스
 
2019-11-09

아니, 따로 공부한 건 아닌데 우리...
  by 아이어스
 
2019-09-22

우와 놀랍네요! 혹시 이런 쪽으로 ...
  by perplex
 
2019-09-21

야외 운동의 단점이 기후의 영향을 ...
  by 아이어스
 
2019-09-08

오호 저에게도 도움이 되는 글이군...
  by 아리무스
 
2019-09-07

일립티컬이 정말 좋더라.모바일 스...
  by 아이어스
 
2019-09-06

오 역시 일립티칼을 써야 하는 군요...
  by perplex
 
2019-09-05

사실 기구가 좋긴 한데, 흠. 처음에...
  by 아이어스
 
2019-09-04

어이쿠!! 감사합니다. 일단 글 긁어...
  by perplex
 
2019-09-04

그랬구나... 우리나라는 약사 등 의...
  by 아이어스
 
2019-08-27

헉...;;; 네...쓴 경험으로 배우신 ...
  by perplex
 
2019-08-26

사실 레몬과 식초까지 다 해봤는데 ...
  by 아이어스
 
2019-07-26

생선요리 비린내에는 팬에 가루녹차...
  by 나무늼
 
2019-07-26


추억의 상자


  list  admin  
의자와 앉는 자세에 관한 작은 깨달음
 

요 며칠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졌네요. 요리를 재활 수준을 넘어서 너무 열심히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당분간 얌전히 요양해야겠습니다. ㅠ_ㅜ

의자와 책상은 현대인에게 있어서 정말 중요한 도구입니다. 특히 컴퓨터로 많은 종류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 지금은 더욱 그렇죠. 그런데 여러분 '의자에 앉는 법' 혹은 '의자의 정확한 셋팅'이란 걸 확신을 갖고 아시나요? 저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어깨를 펴고 목을 세운 정자세라는 건 대충 알고 있긴 하지만, 의자에 앉고 셋팅할 때는 그냥 그때 그때 편한대로 대충 앉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쓰러진 이후 두 번째로 안타까운 부분이 뭐냐면 의자에 앉지를 못 한다는 겁니다. 상태가 정말 바람만 불어도 악화될 정도로 불안정하니 불편한 의자나 자세는 앉자마자 바로 고통으로 알게 되는 뭐랄까 의자 편안함 측정기가 되었습니다. 보고 있나, BMW? 헤드 레스트 똑바로 만들어라.


아무튼 그런 와중에서 최근 의자에 앉는 자세와 높이에 대한 깨달음을 하나 얻게 되었습니다. 깨닫고 나서(?) 생각해보니 참 이렇게 단순한 걸 몰랐을까 싶습니다. 평생을 앉아서 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했는데 몸이 건강할 때는 이런 걸 몰랐던 거죠.



다음은 대충 그려본 '의자의 높이'와 '자세'에 대한 그림입니다. 오른쪽 그림이 의자가 조금 더 높습니다.



이 높이 차이는 실제로는 5cm도 되지 않는 아주 사소한 차이이지만 의자와 앉는 자세가 몸에 주는 부담은 하늘과 땅 정도로 차이가 납니다. 그림은 상황을 잘 보여주기 위해서 오히려 약간 과장되어서 그려졌지요.

두 그림에서 의자 높이를 결정하는 가장 큰 기준은 바로 이것입니다.

(1) 사용자의 허벅지가 의자에 충분히 체중을 싣고 있는가?
(2) 발 뒤꿈치와 지면이 제대로 닿아서 체중이 다리를 통해 충분히 지면에 전달되고 있는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허벅지가 의자에 충분히 닿는 게 좋을까요? 뒤꿈치가 지면을 제대로 딛는 게 좋을까요?



제가 생각할 때 의자의 높이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허벅지와 체중'입니다.



먼저 왼쪽 그림은 허벅지가 의자에 충분히 닿지 못해서 체중을 분산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의자가 낮아서 무릎이 높게 굽혀지고 허벅지가 살짝 떠 있다는 것이죠. 그만큼 무릎 아래의 다리와 뒤꿈치가 지면을 더 단단히 딛고 있고요.

이렇게 되면 엉덩이와 허리에 상체의 무게 뿐 아니라, 무릎과 허벅지의 체중이 지면을 딛고 무릎이 꺾여지면서 대각선 아래 방향으로 엉덩이쪽에 실리게 됩니다. 엉덩이는 위와 앞의 체중을 동시에 감당하게 되고, 자세는 높은 무릎 때문에 웅크리고 있는듯한 앞으로 기운 모양새가 되구요.






오른쪽 그림은 허벅지가 의자에 충분히 닿아서 위로부터 내려오는 체중을 엉덩이와 함께 분산해줍니다. 더불어서 높이가 높아지니 뒤꿈치는 살짝 지면에서 뜨게 되고 발바닥 혹은 발의 앞 부분을 지면에 살짝 얹고 있는 모양새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다리를 포함한 하체의 무게를 대부분 몸이 아닌 의자가 감당하게 됩니다. 뒤꿈치가 바닥을 단단히 딛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무릎이 위로 올라오지 않게 되고, 하체의 무게는 허벅지와 발의 앞부분이 감당할 뿐이지 엉덩이와 허리로는 거의 실리지 않게 되죠. 상체의 무게도 미묘하게 분산되고요.

더불어서 자세가 웅크리지 않고 뒤로 젖혀지면서 등받이의 허리 지지대와 등 지지대에 상체의 무게가 분산되어 척추에 실리는 부담이 적어집니다. 자세가 웅크린 것처럼 되지 않으니 머리 또한 앞으로 숙이지 않게 되어 자연스럽게 목의 부담도 적어지며 모니터와 눈의 적정거리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 참고로 모니터를 제대로 된 자세로 보려면 높이와 거리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모니터 스탠드를 반드시 구비해서 자신에 맞게 조정해야 합니다. 의자도 허리와 허벅지를 제대로 지지하는 좋은 걸 써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의자의 높이를 맞출 때 허벅지에 하체의 체중이 제대로 실릴 정도의 높이로 맞춰야지 몸에 부담이 적다는 소소한 깨달음입니다. 발 뒤꿈치는 땅에 너무 단단히 닿으면 안되고 그저 의자가 빙빙 돌지 않게 발 앞으로 지면을 살짝 딛는 정도가 좋구요.



이것은 제가 공학적으로 연구하거나 한 것은 아니고, 그저 환자로서 몸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경험상 쓴 것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아주 짧은 시간도 아파서 앉지 못하는 상황에서 좀 더 오래 비교적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는 즉각적인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글도 지금 그래서 쓸 수 있는 거죠.

어떻게 보면 참 별 거 아닌 당연한 건데 건강할 때는 대충 몸으로 부담을 때우고 있으니 이런 걸 느끼지 못하죠. 하지만 그러면서 다들 천천히 척추 건강이 악화되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제 생각에 의자에 앉는 제대로 된 습관이 형성되지 못하게 한 가장 큰 범인은 이 놈입니다.


* 이미지는 문제가 될 경우 삭제합니다.


인생의 전반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와 학원의 책상은 사실 몸에 맞지 않는 책상과 의자에 대충 끼워서 앉습니다. 심지어 저것들은 제대로 만들어진 좋은 품질의 의자가 아니죠. 애초에 몸에 맞는 의자도 아닌 하품(下品) 의자에서 제대로 앉는 법을 배우지도 생각하지도 못하니 성인이 되어서도 몸이 망가질 때까지는 제대로 된 개념을 잡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앉지 못하는 사람이 깨닫게 된 앉는 것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였습니다. 좋은 의자에 앉는 부분의 넓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왜 있는지 이제야 알겠네요. 허벅지에서 무릎까지 닿는 면적을 넓혀서 하체의 체중을 온전히 감당하기 위한 기능이었어요. 이 이론을 바탕으로 의자 넓이를 오금 바로 전까지 더 넓히니 소름이 순간 돋을 정도로 더 편해졌네요.

오늘도 앉아서 일하는 지인들과 방문객 분들이 좀 더 건강하게 척추를 챙기셨으면 하는 바람에 끄적여 봅니다.


2019-11-08 06:30:00 | [Comment(3)]




라이트 라거 - 한국 맥주는 왜 맛이 없을까?
 

0. 들어가며

쓰러지고 나서 술을 못 마신지 3년쯤 지났다. 작년도 그렇지만 특히 올해는 술을 입에 대지 않은 것 같다. 반 년쯤 전에 사서 냉장고에 들어가 잊혀진 비싼 맥주가 새삼 떠오른다.

한국 맥주가 맛이 없다는 것은 유명한 얘기다. 고든 램지조차도 한국에서 맥주 광고 찍고 인터넷에서 열심히 까였다. 뭐 그런 것들이 술을 못 마시고 있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문득 떠올랐다.

아무튼 그래서 한국의 맥주랄까 대중 맥주에 대해서 한 번쯤 이야기해볼까 한다. 사실 지금 하는 얘기는 '한국 맥주'의 사정이라기보단 '대중 맥주'에 관한 근본적인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맥주가 맛이 없는 것에 대한 반 쪽짜리 대답이기도 하다.




1. 라거(Lager), 라이트 라거(Light Lager)

다들 아시다시피 맥주의 역사는 매우 길다. 현대적 양조의 이론적/기술적 기반은 19세기 말 파스퇴르에 의해서 정립이 되었지만, 그 전까지도 경험에 의거해서 인류는 오랫동안 술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맥주의 옛 역사를 다루자면 길고 재미도 없을테고 논란도 많으니 넘어가기로 하고, 오늘은 '라이트 라거(Light Lager)'라는 것에 대해서만 얘기하자.


현대인이 일반적으로 마시는 맥주는 대부분 라거(Lager)라는 종류의 술이다. 카스, 하이트, 버드와이저, 밀러 등등 높은 탄산감과 함께 쏘는 맛과 차가운 온도, 시원한 느낌을 매력으로 갖는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가장 대중적인 맥주다. 특유의 시큼한 맛과 향과 함께 상쾌하고 가벼운 풍미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라거(Lager)'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술의 분류이지만, 사실 라거는 효모와 발효방식을 기준으로 나눈 맥주의 가장 큰 두 카테고리 중 하나일 뿐이며 그 안에 다시 수 십 종류의 하위 분류를 갖고 있다. 페일 라거와 같은 비슷한 이름부터 필스너나 옥토버페스트 같은 유명한 종류의 맥주도 모두 라거의 하위 부류이다.

잠깐 필스너 얘기를 하자면, 본래 라거는 필스너에서 파생되어 나온 술로 필스너야말로 라거의 조상이라 할 수 있다. 단지 이후 인지도 등에서 밀려서 하위 카테고리로 들어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라거는 다양한 하위 카테고리의 술을 갖고 있고, 우리가 평소에 마시는 맥주들도 모두 세부 분류로 다시 나뉘어질 수 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지역에서 인기를 갖고 있는 대중 맥주의 분류는 라거 중에서도 '라이트 라거(Light Lager)'에 해당한다.




2. 라이트 라거, 태생적으로 맛이 없는 맥주

흔히 우리나라 맥주 전문가들이 한국 맥주를 변호할 때 하는 말이 '모든 맥주는 자신의 역할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 맥주가 미국이나 유럽의 다른 진한 맥주에 비해서 맛이 없어보여도 그건 서로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란 이야기.

이 말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왜 맞는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라이트 라거, 정확히 말하면 아메리칸 라거(American Lager)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사이에 미국에서 태어났다. 이 맥주는 탄생할 수 밖에 없었던 흥미로운 사연을 갖고 있다.

아메리칸 라거의 조상은 페일 라거(Pale Lager)인데, 유럽에서 처음 미국에 소개되었을 때 커다란 문제에 봉착하게 됐다. 바로 유럽산 보리와 미국산 보리의 성분 함량의 차이로 같은 맛을 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양조업자들은 유럽의 페일 라거와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서 여러가지 고민과 시도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보리의 양을 줄이고 맛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 옥수수를 다량 첨가하게 됐다. 이렇게 옥수수의 맛이 섞인 혼종 보리 술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것이 웃지 못할 충격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먼저 당시 사람들은 맥주를 지금처럼 널리 마시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두고 싶다. 중세 유럽에서야 맥주를 많이 마셨지만 시간이 흐른 근현대에 와서는 사람들이 과거만큼 맥주를 마시지 않게 되었다는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옥수수가 섞인 맥주는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동안 술을 좋아하는 사람'만' 즐겼던 맥주의 진한 맛과 향이 사라지고 순하고 부드럽게 변한 것이다.

맥주 애호가들의 입장에서 '맛이 없어진' 이 맥주는, 맛이 연해지고 개성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호불호가 적어지게 되는 반전을 가져왔다. 이렇게 새로운 미국의 맥주는 대중 사이로 급속도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초기에 페일 라거와 비슷한 맛을 내려고 했던 맥주-옥수수 혼종술은 대세에 따르며 오히려 점점 맛이 연해져 갔다. 그렇게 탄생한 맥주가 아메리칸 라거(American Lager), 혹은 American Adjunct Lager 라는 것이다. 이후 이 맥주는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전 지역의 대중이 즐기는 대중주로 자리를 잡게 됐다.


사실 아메리칸 라거의 탄생에는 금주령과 주류 대기업이라는 다른 배경이 있다. 금주령으로 인해서 오랫동안 전국의 양조장이 피폐해진 가운데에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옥수수를 섞어서 단가를 낮추려는 시도와도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뭐가 되었든 결론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더 싼 술이 나와서 윈-윈하고 (거의) 모두가 행복해졌으니 뭐 어떠랴.

이처럼 승승장구한 아메리칸 스타일 라거들이 키운 회사가 버드와이저, 밀러, 코로나 등 세계적인 공룡 브랜드들이다. 그리고 재밌는 건 이렇게 '맛이 없어진' 맥주보다 더욱 풍미가 낮은 맥주를 사람들이 원했으니, 여기서 아메리칸 라이트 라거(American Light Lager), 즉 라이트 라거까지 탄생하게 된다. 이 술은 기존의 아메리칸 라거의 자리까지 밀어내고 진정한 현대 대중 맥주로 자리잡는다.



라이트 라거의 대중성도 있지만, 가난했던 초기 한국 맥주 시장의 입장에서는 저런 미국의 라이트 라거는 아주 좋은 성공 모델이었을 것같다. 식민 지배와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난한 나라의 주류시장과, 오랜 금주령으로 생산자들이 전멸한 후 대기업 주도로 싼 맥주가 대량생산되며 부활하게 된 미국 주류 시장은 은근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하니까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라이트 라거가 전세계와 한국의 대중 맥주가 됐다. 보리로만 안 만든다는 말도 다 맞는 말이다. 원래 그런 술이니까.

맥주 애호가들에게는 슬펐지만 맛이 없어져서 대중이 사랑하게 된 술, 그것이 바로 라이트 라거이다.




3. 이것이 한국 맥주가 맛이 없는 반쪽 짜리 이유라는 것이다.

라이트 라거는 맛이 없는 게 정체성이다. 그래서 누구나 마실 수 있게 된 술이다. 근데 왜 반쪽짜리 이유라는 걸까? 그건 한국 맥주가 다른 나라 라이트 라거와 비교해도 맛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뭐랄까 참... 맛이 없는(풍미가 적은) 맥주 속에서 다시 맛이 있는 맥주를 찾는 인간의 욕망이라니.

세계적으로 유명한 라이트 라거 브랜드로 코로나가 있다. 그럼 이제 사람들이 비교를 하는데 '코로나 vs 하이트'라거나 하는 식이다. 아니면 일본의 '기린 vs 카스'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물론 맛이란 게 사람마다 매우 주관적이고, 한국 맥주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라이트 라거 이외의 맥주 종류가 거의 전멸이어서 소위 '맛있는 맥주' 자체가 없었고, 그러다보니 왠지 저런 말에 동조하고 싶어지고 등등 정말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긴 하다.

아무튼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다시 한 번 말하는 게 한국 맥주가 맛이 없다는 거다. 그럼 이제 '코로나 vs 한국 맥주'에서 왜 사람들이 코로나가 더 맛있다고 할까를 분석해야 하는데 여기선 다루지 않을 거고 잘 알지도 못하니 반쪽 짜리 이유라는 것. 참고로 본인은 라거류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해서 앞으로도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

그럼 반쪽짜리인데 여태까지 이 이야기를 왜 했느냐? 먼저 사람들이 워낙 잘 모른다는 게 주 된 이유고. 까더라도 알고 까야한다는 게 부차적 이유다.






4. 다른 종류의 맥주와 비교하면 안 된다.

이제 잘 알게 됐으니 한국의 맥주를 비교하려면 하위 카테고리를 정확히 인지하고서 서로 비슷한 급끼리 비교해야 한다.

독일의 바이젠이나 영국의 페일 에일이나 미국의 IPA 같은 걸 마시면서 한국의 라이트 라거랑 비교하면, '한국 맥주는 훌륭하다. 모든 맥주는 자신의 역할이 있다'라는 말이나 듣게 되는 거다. 그리고 저 대답은 지극히 옳은 대답이다.

단지 이런 식으로는 말해도 된다. 예를 들어 '카스보다 코로나가 맛있다'라거나. '아사히도 맥주에 쌀 섞었는데 맛있다'라거나. 아니면 '한국 맥주는 맛이 없다' 대신 '한국 기업은 맛있는 맥주를 안/못 만든다' 뭐 이런 거 말이다.

어디까지나 예를 드는 거다. 예를 드는 거니 여기서 공격하지 말아라. 이 글은 그냥 배경 지식에 대한 얘기를 하려는 것. 이거 워낙 라거에 애정이 없다보니 너무 예시를 막 지르는 것 같아 조금 마음이 아프긴 하네.

아무튼 까려면 알고 정확히 까자.




5. 마치며...

술 생각을 하다가 한국 맥주 논란이 생각나고 어쩌다보니 글까지 쓰게 됐다. 솔직히 주제가 뭐든 상관은 없었고 그냥 한 달에 한 번은 뭔가 써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쓴 것도 있다.

전에 누가 말하길 한국 맥주는 맛이 없어서 섞어 마시기 좋다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 별로 좋아하는 문화는 아니지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코로나보다 맛이 없으면 어떠랴. 폭탄주 만들면 되지.

마지막으로 아래에 출처라기보단 관련된 읽어볼만한 것들 몇 가지를 대충 적어두겠다. 이 글 자체는 몸이 아파서 책 등등을 다시 찾아보긴 그렇고 대부분 기억에 의존해서 쓴 거니 양해바란다.




[1] 김만제, 『The Beer, 맥주 스타일 사전』, 영진닷컴, 2015
[2] American Lager, https://en.wikipedia.org/wiki/American_lager
[3] American Lager, https://www.beeradvocate.com/beer/styles/155/
[4] American Adjunct Lager, https://www.beeradvocate.com/beer/styles/38/
[5] American Light Lager, https://www.beeradvocate.com/beer/styles/39/
[6] The History of Lager in America, https://vinepair.com/articles/sixpoint-lager-history-america/




2019-10-18 06:00:00 | [Comment(0)]




이런 도마는 사면 안 된다 - 좋은 도마, 나쁜 도마.
 

0. 들어가며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사람은 전반적으로 무언가에 대해서 파고들어 자세히 알아보는 것을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유행이나 건강에 매우 민감하다. 안타깝게도 이 두 가지가 나쁜 방향으로 얽힐 때가 많고, 소비자들은 정확히 뭐가 좋은 물건인지 알지 못한채 과장 허위 광고에 쉽게 휩쓸리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분야 중에서 유독 정확한 정보도, 좋은 제품도 없는 것이 도마다.



새 도마를 하나 장만하려고 도마에 대해 찾아보니, 국내에는 쓸만한 제품이 거의 없었다. 도마에 어울리지 않는 소나무 재질은 약과로, 사용 시 주의를 요하는 캄포나무, 도마로 쓰면 안 되는 대나무 제품 등이 정확한 정보도 없이 유행따라 시장에 난무하고 있었다.

이런 '잘못된 제품'들이 너무 많다보니, 좋은 도마를 고르기 위해서 공부해야 하는 것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무언가를 구입할 때 이 정도로 조사를 해야하는 제품은 처음 봤기 때문이다. 본래 제조사가 알아서 지켜야할 것들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이걸 따져야 할 소비자도 대부분 아무런 정보도 모르고 있었다.

이번 글은 가정마다 하나씩 반드시 있지만, 시중의 제품 대부분이 '적절하지 못한 제품'인 도마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입에 들어가는 식품과 관련되는 만큼 이곳에 들르는 사람들이라도 제대로 알고 샀으면 좋겠단 바람이다.




1. 결론

그런데 다시 말하지만 자세하게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걸 안다. 그러니 결론부터 말하겠다.

도마에 쓰면 안되는 나무
대나무(Bamboo)


건강에 안 좋을 수 있는 나무
(아카시아로 알려져 있는)아까시 나무(Black Locust), 자단목(Rosewood), 캄포나무(녹나무, Camphor Laurel)


도마에 적합하지 않은 나무
가문비나무(Spruce), 노간주나무(Juniper), 느티나무(Zelkova/Keyaki), 미국삼나무(Redwood), 미송(Douglas fir), 삼나무/향나무(Cedar), 소나무 계열 전체(Pine), 영국 호두나무(English Walnut), 전나무(Firs), 주목나무(Yew), 참나무(Red Oak), 티크(Teak), 편백나무(=히노키, cypress), 포플라(poplar)


도마로 만들어도 되지만 무른 나무
고무나무(Hevea)


도마로 만들어도 되지만 너무 단단한 나무
아카시아(Acacia), 올리브(Olivewood), 퍼플하트(Puppleheart)


도마에 확실히 적합한 나무
너도밤나무(Beech), 단풍나무(Hard Maple), 체리나무(Cherry), 호두나무(Walnut), 화이트 오크(White Oak)


도마용 재질을 하나만 추천한다면?
단풍나무(Hard Maple) - Hard Maple 혹은 Sugar Maple임을 확인해야 한다. 다른 단풍나무는 안 됨.


위에 빨간색 재질로 된 거는 안 사면 된다.


*국내산 나무 도마 중에서 적절한 재료를 쓴 건 박달나무 도마 정도일 것 같다. 박달나무는 Betula schmidtii로 자작나무(Birch) 계열의 나무인데, 자작나무는 도마에 괜찮다. 단지 한국과 일본, 중국 일부 지역에만 한정되어 자생하는 박달나무는 전세계적으로는 별로 쓰일 일이 없는 목재이기에 자세한 정보를 찾기 힘들었다.




2. 무엇이 문제인가?

1) 도마의 재질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가?'이다. 이건 나무의 품종에 크게 좌우된다.
2) 두 번째는 나무의 독성과 알레르기, 혹은 그 외의 건강 문제이다.
3) 마지막은 '너무 무른가? 혹은 너무 단단한가?'이다.

아래부터는 이 세 가지 이슈와 나무의 품종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겠다. 참고로 이 글은 '나무 도마'에 포커스를 맞추겠다. 우리나라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Face Grain Cutting Board(일반 나무 통도마)에 대해서다.




3. Hardwood와 Softwood

모든 종류의 도마 논쟁에서 항상 첫 번째로 떠오르는 것은 '세균 번식'이다. 얼마나 세균이 잘 번식하게 되는지, 혹은 깨끗하게 살균이 가능한지.

플라스틱 VS 나무와 같은 재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논쟁이지만, 많은 실험에서 밝혀진 것처럼 '사용 후 비누로 세척하지 않은 도마는 재질과 무관하게 심각하게 오염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최근에는 나무가 플라스틱보다 조금 더 좋다는 연구 경향을 보이지만 그 기준은 '매번 사용하고 비누로 세척한다'는 걸 기준으로 한다. 어떤 나무도마도 자연적으로 살균을 하지는 못한다.

그럼 다 비슷하다면 왜 이 이야기를 꺼냈을까? 아래에서 말하는 재질은 '세척을 해도 잘 씻기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목재가공 산업에서 나무는 크게 하드우드와 소프트우드로 구분한다. 학문적 분류라기보단 나무 조직의 생물학적 구조를 기준으로 경험에 의해서 분류된 것이다. 이 분류 방식은 나무의 단단함보다는 조직의 치밀함에 기준을 둔다.

하드우드는 넓은 잎을 갖고 꽃이 피는 속씨식물로, 조직이 조밀하고 표면에 물을 운반하는 구멍(pores)이 있다. 소프트우드는 겉씨식물이며 표면에 구멍이 없고 medullary rays라고 불리는 방사구조를 갖는다. 벌목되는 목재의 80%는 소프트우드다.


'세균이 살기 쉬운 도마'라는 것은 표면에 요철이나 구멍이 많아서 세균이 다 씻겨내려가지 않고 속에 남아 번식하기 쉬운 도마를 말한다.

소프트우드는 조직이 조밀하지 못하며 medullary rays가 가공면에서 자연적인 홈을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세균이 더 잘 침투할 수 있는 나무이고 도마로 만들기에 적합하지 않다.

하드우드는 조직이 조밀하고 밀도가 높아서 세균이 들어가기 힘들다. 겉에 물을 운반하는 구멍(pores)들이 있는데, 어떤 나무는 이 구멍이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크고, 어떤 나무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도마에 적합한 나무는 하드우드 중에서도 물구멍이 작아서 '닫힌 결(close-grain)'로 인정되는 나무들에 한정된다.

하드우드는 높은 밀도와 조밀함 때문에 칼자국이 깊게 나기 힘든 편이다. 칼자국이 깊게 나면 그 자리에 물과 세균이 들어가서 번식하기 쉬워지기에 좋지 않다.


하드우드의 표면을 10배 확대한 사진으로 구멍이 작고 크고의 차이이다.
왼쪽부터 단풍나무(hard maple)-체리(cherry)-참나무(red oak) 순이다.
참나무의 경우 도마로 만들면 안 된다.


이건 아주 단순한 이야기다. 표면이 조밀하고 곱고 매끄러운 나무만이 도마에 적합하다. '나무의 자연스러운 멋'이랍시고 결이 선명하고 구멍이나 흠이 눈에 보이면 도마로 만들면 안 된다. 일단 미세한 홈이 있으면 깨끗이 세척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래는 이에 따른 나무의 분류다. 구멍이 작은 하드우드가 도마로 좋다.

하드우드
구멍이 작다 (close-grain)구멍이 크다 (open-grain)
고무나무(Rubberwood=Hevea)
너도밤나무(Beech)
녹나무(=캄포, Camphor Laurel)
단풍나무(Hard Maple/Sugar Maple)
마호가니(Mahogany)
발사나무(Balsa)
배(Pear)
사과(Apple)
아카시아(Acacia)
오동나무(Paulownia)
오리나무(Alder)
올리브(Olive / Olea europaea)
자두(Plum)나무
자작나무(Birch)
체리나무(Cherry)
티크(Teak)
퍼플하트(Purpleheart)
피칸(Pecan)
호두나무(American Black Walnut)
화이트 오크(White Oak)
느릅나무(Elm)
느티나무(Zelkova/Keyaki)
물푸레나무(Ash wood)
영국 호두나무(English Walnut)
참나무(Oak)
포플라(Poplar)
히코리(Hickory)

* 같은 종의 나무도 서로 다르다. 참나무(Oak)는 대부분 구멍이 크지만 화이트 오크만은 작다. 단풍나무는 북미지역의 Hard Maple(Sugar Maple)만이 도마에 적합하다.


소프트우드는 도마에 적합하지 않다.
조직이 조밀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열린결(open-grain)을 갖는 목재로 취급한다.

소프트우드
가문비나무(Spruce)
노간주나무(Juniper)
미국삼나무(Redwood)
미송(Douglas fir)
삼나무/향나무(Cedar)
소나무(Pine) 계열들
전나무(Firs)
주목나무(Yew)
편백나무(=히노키, Cypress) 등


다시 말하지만 하드우드 중 구멍이 작은 나무만이 도마에 적합하다. 다른 건 세척을 해도 세균이 남아 번식하기 좋은 목재다.


근데 의문이 있을 수도 있다. 저런 부적합한 나무 도마를 많이 쓰지만 다들 잘 먹고 잘 살거든. 왜냐하면 건강한 사람은 어느 정도의 세균을 먹어도 큰 탈이 안 나기 때문이다. 단지 아동/노약자,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 등이 먹고 운이 없으면 탈이 나게 되는 거고, 그게 나나 내 가족이 되기 싫은 것일 뿐이지. 그리고 기왕 돈 내고 사는데 '부적합한 재료'로 만든 걸 사기도 싫고 말이다.




4. 독성과 알레르기, 건강

어떤 나무는 독성을 띤다.

일반적으로 독성이 있는 나무라도 가구로 가공 후 사용할 때는 민감한 사람을 빼면 독성이나 부작용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도마로 쓴 나무는 칼질을 하면서 조금씩 나온 톱밥을 섭취하게 되며, 유아나 노약자, 알러지나 아토피 등이 있는 사람 등에게는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미국 등에서는 제작자들이 독성이 있는 나무를 피한다. 잘못하면 큰 소송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거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알아서 챙겨야 한다. 보통 집에 노약자나 유아가 있으면 독성이 있는 나무는 안 쓰는 게 좋다. 알러지나 아토피도 마찬가지. 물론 나라면 독성이 강한 나무는 무조건 피할 거다.


한국에서 가장 이슈가 될만한 나무는 녹나무, 즉 캄포나무(Camphor Laurel)다. 캄포 도마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히트를 쳤고 많이 팔린다. 캄포나무 벌채지인 호주에서조차도 캄포 도마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한 때 도마로 사용 금지를 당했다는 말도 있다.



캄포나무는 가벼운 자극과 신경 자극을 일으키며, 낮은 수준의 독성 알칼로이드가 들어 있다. 다량 섭취 시 발작이나 사망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미국에서는 캄포 섭취로 인한 위험에 아동을 노출시키지 말 것을 오래 전부터 경고하고 있다. 도마 사용시 위험성이 극히 낮으나 사용하면서 미량 섭취하게 되므로 알러지가 있거나 아이에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캄포나무 도마는 거의 한국에서만 사용된다.

* 이런 식으로 특정 지역에서 대량 벌채된 나무를 소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과 마케팅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품종으로 고무나무(열대쪽), 대나무(중국), 캄포나무(호주), 히노키(=편백나무, 일본) 등이 있다.


자단목(Rosewood)도 독성이 있다. 진한 암갈색을 가진 목재로 아름답고 단단해서 높이 평가되는 목재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 나무의 기름에 매우 민감하다. 완제품 가구는 독성을 적게 보이지만 민감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아카시아라고 부르는 나무는 사실 아카시아(Acacia)가 아니라 아까시 나무(Black Locust)다. 나무 이름이 잘못 알려져 있는데, 아카시아와 아까시 나무는 완벽하게 다른 종류이므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아카시아 도마는 확실하게 봐야한다. 가끔 아까시 나무 도마가 있다. 아카시아와는 색 등이 판이하게 다르다.



아까시 나무는 독성이 강하다. 껍질(bark), 잎(leaves), 나무(wood) 모두 사람과 가축에게 독성을 갖는다. 이 식물의 주 성분은 독성 알부민 로빈(toxalbumin robin), 로비닌(robinin), nontoxic glucoside다. 이 중 toxalbumin robin은 가열되면 독성을 잃는다. 말이 이 식물을 섭취할 경우 약 한 시간 경과 후 거식증, 우울증, 실금, 복통, 무력감, 심장 부정맥 등의 증상을 겪으며 즉시 수의사에게 보여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품종과는 별개로, 재활용 목재 또한 문제가 된다. 이것들은 재활용 이전에 어떤 형태로 어떤 환경에서 사용되었는지 알기 어려우며, 위험한 화학물질로 처리되었거나 독소에 노출되었을 수 있다. 도마로 사용할 경우 식품에 문제를 일으킬 여지가 다분하다.




5. 단단함과 잔카 경도(Janka Hardness)

나무의 단단함과 도마는 칼자국이 얼마나 잘 나고 칼에 손상을 얼마나 입히는지와 관련되어 있다.

도마에 칼자국이 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며, 실제로 칼자국이 깊게 날 경우 세균이 번식할 장소가 생겨나서 도마가 오염되기 쉽다.

하지만 너무 단단해도 안 된다. 칼날을 쉽게 무뎌지게 만들고 손상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적당한 것은 너무 무르지도, 너무 단단하지도 않은 도마이다. 칼자국이 쉽게 깊게 나면 안 되지만, 아예 안 나면 또 안되는 애매한 관계랄까.


그래서 잔카 경도(Janka Hardness)를 살펴보자. 이 등급은 나무판에 쇠구슬을 올려놓고 눌러서 나무 표면의 강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모스 경도와는 완벽하게 무관하다. 잔카 경도는 도마와 목재의 단단함을 이야기할 때 보통 기준이 된다.

단위는 lbf다. 보통 바닥재로 쓸 때 기준이 최하 1000 lbf 이상이다.
(아래 리스트에 독성 나무는 빠졌다.)

고무나무(Hevea)933(혹은 995)
너도밤나무(American Beech)1300
단풍나무(Hard Maple)1450
마호가니(Mahogany)800
발사나무(Balsa)100
배나무(Pear wood)1660
사과나무(Apple wood)1730
아카시아(Large Leaf Acacia)1700
아카시아(Small Leaf Acacia)2220
오동나무(Paulownia)300
오리나무(Alder)590
올리브(Olivewood)2690
자두나무(Plum)1550
자작나무(Birchwood)1260
체리나무(Cherry)995
티크(Teak)1155
퍼플하트(purpleheart)2520
피칸(Pecan)1820
호두나무(North American Walnut)1010
화이트 오크(White Oak)1360


보통 도마에 적합하다는 품종은 1000 이상의 경도를 갖고, 1700쯤 되면 너무 단단해서 식칼이 빨리 무뎌진다는 말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고무나무는 칼자국이 많이 난다는 불만이 많으며, 아카시아는 지나치게 단단하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한 요리사가 아카시아 엔드그레인 도마로 칼질 실험을 한 결과, 약 300회 정도 칼질을 하면 무뎌진 것이 체감이 되며, 다른 소재보다 빠른편이라 말했다. 하지만 그게 도마로 못 쓸 정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흔히 오리나무, 발사나무 등은 도마로 쓰기엔 너무 무르다고 말하며, 올리브나무는 너무 단단하다고 말한다. 물론 사용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잔카 경도를 기준으로 조금 넉넉하게 잡아 도마로 쓸만하다 생각하는 경도 900-1800 사이에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고무나무(Hevea)933(혹은 995)
너도밤나무(American Beech)1300
단풍나무(Hard Maple)1450
배나무(Pear wood)1660
사과나무(Apple wood)1730
아카시아(Large Leaf Acacia)1700
자두나무(Plum)1550
자작나무(Birchwood)1260
체리나무(Cherry)995
티크(Teak)1155
호두나무(North American Walnut)1010
화이트 오크(White Oak)1360





6. 대나무는 나무가 아니다.

대나무 도마는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도마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요리사들은 한결같이 대나무 도마를 사용하지 말라고 이야기 한다.


대나무는 사실 나무(wood)가 아니라 풀(grass)이다.
그러다보니 결에서 섬유질이 쉽게 일어나며, 도마로 이용시 단단한 섬유질이 부러지거나 잘려서 음식에 들어갈 수 있다. 이런 섭취는 좋지 않으며 정말 운이 없으면 맹장염 등의 원인이 된다. 또한 대나무 도마는 결에 따라 쉽게 쪼개지기 때문에 수명이 짧을 수 있다.

그리고 풀은 줄기 속에 실리카 입자가 생기는데, 이 입자들은 유리 파편이라고 보면 된다. 모스 경도가 강철 이상이다. 대나무는 풀 중에서도 특히 실리카 함유량이 높으며, 대나무 도마를 쓰면 유리 위에 칼질을 하는 것처럼 칼날이 쉽게 상하게 된다.



또한 어떤 대나무 도마는 페놀 포름알데히드 레진(phenol formaldehyde resin)을 접착제로 사용하기 때문에 독성을 띠고 있다. 문제는 이것을 알기가 힘들다. 중국산도 많고.

이런 여러가지 이유들 때문에 대나무는 도마에 적합하지 않다. 그냥 피하는 게 답이다.


참고로 티크(Teak)는 가구 재료로써는 좋지만, 비교적 높은 실리카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대나무만큼은 아니지만 칼날을 빠르게 상하게 하므로 도마에 추천하지 않는 사람도 많으며, 실제 컴플레인도 존재한다. 그러니 리스트에서 티크도 빼겠다.




7. 도마에 적합한 나무, 많이 쓰는 재질

결국 앞서 나열했던 품종들 중 문제가 없거나 없어보이는 재질은 다음과 같다.

고무나무(Rubberwood=Hevea)
너도밤나무(Beech)
단풍나무(Hard Maple/Sugar Maple)
배(Pear)
사과(Apple)
아카시아(Acacia)
자두(Plum)나무
자작나무(Birch)
체리나무(Cherry)
호두나무(American Black Walnut)
화이트 오크(White Oak)


고무나무는 무르다는 의견이 많고, 아카시아는 너무 단단하다는 의견이 종종 보인다. 올리브 나무와 퍼플하트는 너무 단단해서 뺐다. 피칸은 너무 단단하며 도마로 쓰기에 너무 비싸다는 말이 있다.

배나 사과, 자두나무는 왜 도마로 많이 안 쓰이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자두나무는 가공하기에 보통 너무 작다는 이야기를 봤는데, 다른 둘은 모르겠다. 너무 비싼 걸까? 아니면 뭔가 안 좋은 점이 있을까?

지역에 따라 어떤 나무는 도마로 쓰기에는 너무 비쌀 수 있고, 벌레나 쪼개짐 등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도마에 주로 쓰는 나무는 몇 종류로 한정되어 있기에, 위의 목록에 있는데도 많이 안 쓰는 나무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알기 어려웠다.


아무튼 그렇게 마음에 안 드는 거나 불확실한 걸 제하고 나면 최종적인 리스트는 이렇게 된다.


너도밤나무(Beech)
단풍나무(Hard Maple/Sugar Maple)
자작나무(Birch)
체리나무(Cherry)
호두나무(American Black Walnut)
화이트 오크(White Oak)

* 박달나무는 자작나무에 들어감.



이렇게 리스트를 뽑고 보면,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재질은 확실한 이유가 있다는 거였다.


도마에 쓰기 좋다고 소문이 난 품종으로는 단풍나무(Hard Maple), 호두나무(American Black Walnut), 체리나무(Cherry)를 흔히 꼽는다. 너도밤나무(Beech), 화이트오크(White Oak)도 유럽에서는 많이 선호한다.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재질과, 앞에 살펴본 이유와, 마지막으로 직접 도마의 재질을 눈으로 보거나 만져보면 도마를 고르는 충분한 기준이 생길 거다. 조밀하고 균일하고 부드럽고 매끈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단풍나무, 즉 하드 메이플(Hard Maple)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하드 메이플은 미국 NSF(National Sanitation Foundation, 국립 위생 재단)에서 도마용 나무로 승인받기도 한 재질이다.






8. 부록1 - 도마 관리 상식

도마는 사용 후 반드시 비누로 세척해야 한다. 모든 실험에서 비누로 세척하지 않은 도마는 종류에 상관없이 놀라울 정도로 세균이 많았다. 미지근한 물은 추천할만 하나, 뜨거운 물은 도마의 수명을 줄이니 사용해서는 안 된다.

나무 도마는 물과 햇빛에 취약하다. 세척 후에는 세워서 말리는 것이 좋으며 햇빛에 말리면 쪼개질 수 있다.

도마 관리는 기본적으로 도마용 오일을 바른 후 마감으로 도마 크림을 바르는 것이 기본이다. 가정에서는 한두달에 한 번쯤 해주면 되는데, 이걸 하지 않으면 도마를 씻을 때마다 조금씩 마르다가 나중에는 쪼개진다. 오일을 바르는 이유는 내부를 촉촉하게 해주기 위함이고, 크림을 바르는 이유는 침투시킨 오일을 가둬두기 위함이다.

이 과정을 안 지키면 더 빠르게 휘어지고 갈라진다.

도마용 오일로 가장 적합한 종류는 미네랄 오일이다. 식품등급(food grade) 미네랄 오일은 도마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오일이다. 참고로 미네랄 오일은 석유에서 정제한 것이지만 화장품에도 많이 쓰인다.

도마용 크림은 밀랍(beeswax) 성분이 안전하다.



도마에 절대로 사용하면 안 되는 오일은 식물성 오일이나 식용유 계열이다. 이 기름들은 세균에 의해서 산패하기 때문에, 음식에 세균을 묻힐 뿐 아니라 나쁜 냄새가 따라온다. 그 외에도 당연하지만 바니쉬나 Rubbing Alcohol을 사용해서도 안 된다.

사용해도 되지만 사용시 주의를 요하는 오일 종류로는 Tung Oil(견과류 알레르기 및 식품등급이 아닐 경우 유독성 화학물질 포함), Linseed Oil(산패취를 느끼는 사람이 존재하며 끓이면 독성이 생기니 생 기름만 써야 함), Walnut Oil(견과류 알러지와 산패취), Coconut Oil(산패취)이 있다.


도마용 오일은 제작할 때 마감용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공방에 제작을 의뢰하는 경우 등에는 어떤 오일을 사용하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9. 부록2 - 도마의 크기와 두께

보통 쓰기 좋은 도마의 크기는 40 * 25cm 이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취향과 상황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두께는 최소 1.8cm 이상이 좋다고 한다. 오랫동안 쓸 수 있는 두께는 3-4cm로 뒤틀림 등이 적어진다. 하지만 두꺼울 수록 무겁고, 무거울 수록 씻기 힘들어지니 잘 생각해보자.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도마는 앞면과 뒷면을 모두 쓸 수 있게 나온 것이 좋다. 도마의 모양, 손잡이, 미끄럼 방지 고무 등 때문에 한 면만 쓸 수 있게 나온 것이 있는데, 실용성 면에서는 추천할만하지 않다. 도마가 잘 미끄러질 경우 행주를 한 장 깔고 쓰면 된다.




10. 부록3 - 나무도마의 종류

나무 도마는 크게 세 종류가 있다. face-grain 도마와 edge-grain 도마, end-grain 도마이다.
참고로 도마를 제대로 만들 경우 품질은 end-grain이 가장 좋고, face-grain이 가장 떨어진다.

face-grain 도마는 가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통 도마다. 나무 하나를 깎아서 만든 도마. 전세계적으로 가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다. flat-grain 도마라고도 부른다. 잘 휘어지며 잘 쪼개진다. 가장 내구성이 약하다.



edge-grain 도마는 나무를 결방향으로 길게 잘라서 여러 조각을 접착제로 붙인 도마이다.  긴 옆면을 이어붙였기에 edge-grain이다. 이 도마는 통도마의 단점인 휘어짐과 쪼개짐을 보강하고, 강도 또한 좀 더 높여준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도마 메이커인 존부스의 도마가 edge-grain으로 유명하다. 가끔 softwood를 이 방식으로 만드는 제조사도 있다. 물론 hardwood로 만드는 게 더 좋다.



end-grain 도마는 결 방향을 edge-grain과 반대로 해서 수직 방향으로 잘라 붙인 도마이다. 결의 끝부분이 도마의 위와 아래로 오게되고, 결의 긴 부분이 도마의 옆면이 된다. 작은 토막을 내기 때문에 체스판과 비슷한 문양이 생긴다. 결의 끝이 윗면이라 end-grain이다.



end-grain 도마는 edge-grain보다 휘어짐과 쪼개짐에 강하며, 결이 도마 위로 드러나지 않고 끝부분에 모여 있기 때문에, 마치 이쑤시개를 뭉쳐두고 뾰족한 부분이 모여있는 면을 칼로 치는 것처럼 모여 있는 나무 섬유들이 충격을 잘 흡수하고 상처도 잘 나지 않는다. 또한 미세한 흠집은 자가 수복이 된다.


이런 중국식 도마는 어떻게보면 엔드그레인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체스판 같은 무늬로 된 것이 많지만, 실제로는 벽돌처럼 서로 교차하면서 붙인 것이 더 튼튼하고 좋다. 국내 제품은 가끔 모양에만 신경 쓰고 결에 신경을 안 쓴 경우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end-grain은 결 방향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위가 엣지 그레인, 아래가 엔드 그레인.
엣지는 옆면을 보면 나무둥치를 잘라서 위에서 보는 것처럼 결이 끝나고 있고(나이테가 보임),
엔드는 옆면을 보면 결방향이 길게 보여서 결이 위아래로 길게 나 있다.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edge-grain과 end-grain처럼 접착제로 붙인 도마에 대해 '짜투리 나무를 활용하기 위한 싸구려이며, 접착제가 몸에 안 좋다'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제대로 만든 도마는 좋은 나무를 일부러 자른 것이며 식품등급 접착제를 사용한다.


덧붙이자면, 도마용 오일을 바르며 관리하지 않을 경우 edge-grain 도마가 일반 통도마보다 오히려 수명이 짧을 수도 있다. 도마가 말라서 뒤틀리면서 접착 부분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리를 할 경우 훨씬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간혹 전문가들은 가정에서 edge나 end-grain 도마가 과연 필요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애초에 정육점처럼 도마를 많이 쓰는 곳에서 오래 쓰기 위해 고안된 도마이기 때문으로, 가정에서 쓰기엔 비싸며, 너무 무거워서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잘 만든 end-grain 도마의 두께는 4-5cm가 넘기 때문.




11. 부록4 - 플라스틱 VS 나무
앞에서 대충 이야기했지만 플라스틱 도마와 나무 도마 중 어떤 것이 더 좋은가는 끝나지 않는 논쟁이다.

세 번째 말하는데 비누로 세척하지 않으면 플라스틱이든 나무든 뭐든 간에 엄청 더럽다. 세균 덩어리이니 반드시 세척은 해야 한다.

그럼 세척을 했을 때 뭐가 더 깨끗하냐 인데, 결론적으로는 거의 비슷하다.

단지 나무가 조금 더 좋다는 실험 결과가 최근의 경향이다. 나무가 자가 복원력 때문에 세균이 살 장소가 더 늦게 생긴다거나, 플라스틱은 너무 쉽게 칼자국이 난다거나, 나무에 들어가서 세균이 질식해 죽는다거나 하는 등등이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잘 관리해서 쓸 경우 결론적으로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역시 도마의 로망은 나무가 아닐까 싶다! 이번에 통도마 하나를 주문제작했는데, 나중에 미국쪽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3cm두께의 엣지 그레인 도마를 하나 구입해보고 싶다. 엔드 그레인은 너무 무거워서 패스하는 걸로~_~;



마지막으로 결론을 한 번 더 요약하자면, 단풍나무(Hard Maple), 호두나무(American Black Walnut), 체리나무(Cherry), 너도밤나무(Beech), 화이트오크(White Oak) 재질의 도마를 사면 된다. 그 중 단풍나무를 추천!


어떤가. 이제 한 번 찾아봐라. 우리나라 도마 대부분이 참으로 사기 싫지 않나? 본인은 결국 주문 제작했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도마는 정말 알아봐야 할 것이 많아서 짜증났다. 원래 이런 건 정부에서 안전 규정을 만들거나 아니면 제작자가 알아서 챙기거나 해야 하는 건데... 처음엔 마트에 가서 제품 하나씩 보고 이거 아니다 이것도 아니다 하며 거르다가 결국 본격적으로 찾게 됐다.-_-;


참고로 도마의 가격 얘긴데, 45*25cm 정도 크기 기준으로 10만원 근처가 되면 직구가 낫다. 10만원 정도 하는 검증받은 고품질 도마를 사라. 5만원 정도 선까지는 국내에서 좋은 완제품을 사든 주문제작을 하든 하는 게 가성비가 좋아 보임. 당연하지만 작아질 수록 싸지는 거고.


그럼 이제 진짜 끝~.


2019-09-17 05:00:00 | [Comment(2)]




[PREV]  [1][2][3][4][5][6][7] ... [258]  [NEXT]

猫愛 - MyoAe - Homepage Mode
Ver. 1.45

by Aier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