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다가 우연히 목련을 보니 '나의 지구를 지켜줘'가 떠오르네요.
언젠가는 한 번 이야기할 만화이니 이번 기회에 다뤄보겠습니다.
'나의 지구를 지켜줘(ぼくの地球を守って)'는 (국내 기준으로) 90년대 초중반을 풍미한 순정만화 중 하나입니다. 그 당시엔 제목이나 이름을 한국식으로 바꾸는 시대였기 때문에 최초로 정식발매되었던 단행본의 제목은 '내 사랑 앨리스'였지요. 그리고 그 시절부터 기억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저 제목으로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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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환경운동하는 만화로 착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본격 판타지물로 SF와 초능력을 소재로 다루고 있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SF 2 : 초능력 8 정도랄까?
갑작스럽게 전생의 기억이 되살아나서 만나게 된 사람들이 조금씩 알게 되어가는 음모와 진실, 각성...이라고 하면 좀 오버인듯도 하지만 일단 그런 이야기입니다. 메인 테마는 어디까지나 사랑이지만, 순정만화답지 않다고 생각될 정도로 이야기를 잘 짜서 구성했습니다. 스토리의 완성도에서 손으로 꼽을 명작이고, 개인적으로도 역대 순정만화 베스트 10에 여유롭게 들어간다고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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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1993년부터 1995년 사이에 OVA로도 출시되는데, 아쉽게도 전체 스토리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은 아닙니다. 군데군데의 사건만 애니메이션화되거나 뮤직비디오의 형식으로 만들어졌는데, 퀄리티가 상당했고 음악도 칸노 요코씨가 참여한만큼 훌륭해서 스토리 전체가 애니메이션화 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지 팬으로서 안타깝습니다.
저 같은 경우 고등학교 때 원작 이상으로 재현된 뮤직비디오를 보고서 감동했던 기억이 잊혀지질 않네요. 참고로 OVA는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가 불가능할뿐만 아니라 엔딩과 직결되는 네타를 당하니 주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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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분도 안타까운 것이 대작 이후 전에 그린 만화를 능가하지 못하고 헤매시는데, 그러다가 최후의 수단(?)으로 낸 것이 속편입니다. 사실 원래는 연재할 목적이 아닌 단편이었다가 인기를 얻어서 계속 나오게 된건데, 2003년에 시작해서 2005년에 대망의 본격 속편 '나를 감싸는 달빛(ボクを包む月の光) 1권이 발매됩니다. 이후 아직 연재 중이지요. 본편이랑 비교할 수는 없고, 그냥 팬들을 위한 뒷 이야기입니다.
속편은 여흥에 불과하지만, 본편은 정말 뛰어난 작품이니 혹여나 아직 읽어보지 못한 분이 계시면 꼭 보시기 바랍니다. 소장해야하는 만화 중 하나인데 아쉽게도 아직 DVD만 갖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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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처음에 이야기를 꺼내고 잊고 있었는데, 목련을 보고 떠오른 이유는 주인공들의 전생의 이름들이 꽃이나 나무의 이름이고 그 중 하나가 목련(모쿠렌)입니다.
제목 : 나의 지구를 지켜줘(내 사랑 앨리스) / ぼくの地球を守って
권수 : 내 사랑 앨리스(전 21권 완결), 나의 지구를 지켜줘 애장판(전 10권 완결) / 일본판 전 21권(완결)
기간 : 1993.11~1995.10 / 1987.06~1994.08
작가 : 히와타리 사키 / 日渡早紀
출판 : 대원 / 白泉社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