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옛 만화를 꺼내서 다시 읽었습니다.
바로 아카이시 미치요(赤石路代)씨의 P.A.(프라이베이트 액트리스)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기억에 남는 순정만화 중 하나이지요.
P.A.란 이 만화에서 만들어낸 가상의 직업으로, 무대가 아닌 현실에서 특정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입니다. 궁지에 몰린 사람들의 의뢰를 받고서 그들의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같은 인물을 즉흥적으로 연기하여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여주인공 시오의 이야기이지요.
유리가면이나 하루카 세븐틴 같은 여배우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기본적으로는 주인공인 시오가 누군가를 연기하는 것이 메인이지만, 탐정물 같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결말이 항상 따라오기 때문이지요. 에피소드마다 의뢰를 받아 해결해나가는 이런 구성은 P.A.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매력을 만들어냅니다.
이 만화는 순정만화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사랑이야기가 메인이라기보다는 여주인공 시오라는 인물의 이야기 자체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시오의 고민, 갈등, 가족관계, 그리고 사랑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지요. 그럼에도 에피소드 자체의 재미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주인공과 감정적으로 공감하며 절정으로 올라가는 부분이 다소 부족한 감은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진한 감동은 없더라도 그런 점 또한 이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네요.
고등학교 때 제가 읽었던 것은 8권까지로, 아마도 국내에 특별판은 발매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만화도 정말 소장하고 싶어하다가 일본에서 구해왔지요. 일본어판은 다 좋은데 저 말고는 못 읽는다는 게 안타까워요;_;
98년에 드라마화도 되었다는데 만화만은 못하다는 것 같습니다. 애초에 여주인공이 너무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어서 실재 배우가 저걸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혹시라도 아직 P.A.를 읽어보시지 않으셨다면 이 기회에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그 동안 읽었던 만화 중에 참 기억에 남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만화라고 생각됩니다. 여담인데 작가분인 아카이시씨는 계속 꾸준하게 활동하고 많은 작품을 내는 분인데, 국내에서는 거의 출판되지 않는다는 것이 좀 이상하네요. 언젠가 일본판으로라도 이 분 작품을 전부 모으는 것 또한 제 취미 생활에서의 한 가지 목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목 : P.A.
권수 : 전 8권 / 전 8권 + 특별편 1권
기간 : 90년대 중후반으로 추정 / 1992.01~1997.03 (1~8권), 1999.02(특별편)
작가 : 아카이시 미치요 / 赤石路代
출판 : 서울문화사 / Flower Comics(小学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