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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척 불술 |
요전에 삼척에 갔을 때 불술이란 게 보여서 마셔봤습니다. 하이원 추추파크인가 하는 애매한 곳에서 팔더군요.
삼척 지방에서 전해지는 술이라는데, 블로그 등을 보면 술을 밀주로 빚어야 하던 시기에 고속 발효를 위해서 고안되었다는 말고 있고 음. 일단 현 시점에서 별 관심은 안 가니 잘 모르겠다 정도로 하고 싶습니다.
맛은 첫 맛은 약간 희석된 느낌의 연한 단맛이 있다가 바로 두드러지는 강한 편의 신맛이 덥칩니다. 그리고서 곡주 특유의 구수한 맛이 맴돕니다. 뒤에 쓴 맛이 약간 있고 알코올의 맛도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체감상 한 10도 정도 되지 않을까 싶군요. 전체적으로 맛은 물에 희석된 것처럼 연하고 좀 밍밍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단맛이 좀 있으나 신맛이 두드러지기에 비교적 드라이한 느낌을 주고요. 차갑게 마시는 편이 나아보이는데 맛있다는 느낌까지는 들지 않더군요.
쌀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찾아보면 엿기름 등이 들어가는 듯하고 급속 발효를 위한 특유의 공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음. 일단 맛은 저도 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감상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술에 대해서랄까 파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아무런 라벨도 붙지 않은 가공된 음식을 먹으면서 이게 적어도 뭘로 만들어졌는지는 물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 분들은 대체 이게 뭔 술이고 뭘로 만들었냐고 물어보니까 국순당 직원이냐고 굉장히 공격적으로 얘기하더군요.
이래저래 들은 얘기를 요약해보면, 국순당 직원이 전에 와서 이것저것 물어본 다음에 자기네 이름으로 불술을 냈다는 주장입니다만. 술이란 게 잠깐 와서 한 번 마셔보고 물어보고 바로 맛을 100% 복제가 가능한 것인가...란 의문이 드는데 그렇다치고. 제가 왜 술 팔아주는데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기분까지 나빠야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내가 내 입에 넣을 술이 뭘로 만들어졌는지 물어보는 게 그리 안 될일인지 허허.
뭐 아무튼 굳이 다시 마실만한 맛도 아닌지라 딱히 상관은 없네요. 지방 노인분들이라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려 해도 (자세히 얘기는 안하겠습니다만) 그 상황은 약간 도를 넘었습니다.
언젠가 국순당 불술이란 걸 마실 수 있으면 마셔보고 싶군요. 맛이 과연 같을지 아니면 더 맛있을지 궁금하네요. 솔직히 여기서 마신 불술은 경험이 적은 저조차도 이렇게 개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서요. 그리고 국순당이 그렇게 괘씸한 기업인지는 한쪽의 주장만 들은 것인지라 잘 모르겠습니다. 주장한 쪽에서 저에게 한 태도 때문에 솔직히 관심도 없어졌구요.
에잉 왜 술 얘기를 하면서 이런 얘기를 하게 됐는지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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