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이었던가... 뭐에 홀렸는지 안 보던 쇼핑몰 라이브 방송을 몇 번 봤습니다. 그러고 낚여서 산 프라모델 중 하나가 '아마쿠니테크 제네식 가오가이가'였죠.
잘은 모릅니다만, '아마쿠니테크'라고 저가의 프라모델로 동 메이커의 로봇을 발매하는 프로젝트 같은 게 있나 봅니다. 이 제품의 경우 프라모델(아마쿠니테크)이 대략 15만 원이고, 완제품 금속 장난감(아마쿠니)은 80만 원 정도 하니까 싸긴 싼 거죠.
그렇게 예약 구매를 한 제네식 가오가이가 프라모델이 올해 5~6월 경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꼬꼬마 때 '조립식'을 갖고 논 이후, 성인이 되어 프라모델을 만진 건 2007년이었습니다. 당시 회사 상사의 취미가 건담 PG 조립이었는데, 참 신기하게도 애니메이션도 안 보고 건담도 안 좋아하면서 건프라(건담 프라모델)만 좋아하는 특이한 분이셨죠.
그 분이 퍼펙트 그레이드(PG)로 나온 건프라의 설계가 얼마나 훌륭하고 조립이 재밌는지 일장연설을 종종 하셨고요. 듣다 보니 관심이 생겨서 저도 PG를 조립해 봤습니다. 그때의 기록이 오래 전의 '[프라모델] 스트라이크 루즈 - 건프라를 해보다'이죠.
퍼펙트 그레이드 건프라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훌륭한 제품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이 아니었다면 아마 계속 취미로 이어갔을지도 몰라요.
그런 과거의 경험에서 '아마쿠니테크 제네식 가오가이가'도 꽤 기대를 했습니다만. 최종적인 소감은 '건프라가 특이할 정도로 잘 만들었다'랄까, '건프라 이외의 프라모델 퀄리티는 기대 미만인 것 같다'입니다.
약 3주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조립을 했습니다. 내내 계속 잡고 있었던 건 아니고요.
전보다 나이가 들어서 조립하려니 힘들더라구요. 부품이 작은데 이제 손도 옛날만큼 정교하지 않고, 작은 부품은 잘 안 보이더군요. 시간이 더 지나면 부모님들이 그러셨듯, 바늘귀에 실을 끼우지 못하게 될 것 같아 슬펐습니다.
어렸을 때처럼 거의 움직이지 않고서 하루종일 조립만 하고 있기도 힘들고요. 못하지야 않겠지만 그러고 있고 싶진 않달까요. ^^;
세월이 야속하네요.
사진과 실제로 보고 만지는 건 차이가 꽤 있습니다.
퀄리티가 나쁜 건 아닙니다만.... 글쎄요. 개인적으로 15만 원이란 돈이 이 정도 가치 밖에 안 된다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꼭 건프라랑 비교하는 게 아니라, 살면서 일반적으로 쓰는 15만 원이란 돈의 가치가요. 게임을 사더라도 2~3개 이상 살 돈이니까요.
색깔이라거나 전체 퀄리티라거나 만족감이... 이 나이에는 영 마음에 안 드는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소감입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꽤 받은 부분도 있는데 내구도가 상당히 약합니다.
이건 제가 그런 건 아니지만 부러졌는데요. 조립하면서도 꽤 약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요. 뒷수습을 하려고 찾아보는 과정에서 내구도가 약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읽었습니다.
이걸 복구하려고 공부를 좀 하고서 황동선과 드릴 등등을 샀습니다만...
큰 맘 먹고 수리를 각오한 보람(?)이 없이 이 방식으론 해결 못하는 문제란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다행히 부품을 따로 구해서 문제가 되는 부분을 재조립했네요. 시행착오가 있어서 두 차례에 걸쳐 추가 주문을 했지만요.
그 과정에서 2007년에 구입하고 잘 쓰고 있었던 데칼용 핀셋이 망가졌습니다. 데칼용 핀셋은 데칼용으로만 쓰는 것으로... 나의 첫 건프라 핀셋이...ㅠㅠ
하지만 이런 문제가 아니었어도 완성도가 마음에 들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멋짐이 부족해요. 갖고 놀 수도 없고요.
내구도가 무서워서 윌 나이프라거나 포즈는 취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프로텍트 쉐이드는 꼭 해 보고 싶었는데... 쩝.
사실 이건 제조사의 문제라기보다는, 건프라를 기준으로 다른 프라모델을 생각했던 제 잘못입니다. 그리고 이 나이에 만족하려면 처음부터 금속으로 된 완제품을 샀어야 했을 것 같아요. 앞으로 프라모델을 안 사지는 않겠지만, 정말 꼭 갖고 싶은 건 초합금 완제품을 살 것 같습니다.
참고로 2010년 전후의 건프라보다 개선된 부분도 있는데요. 게이트 자국(부품을 떼어난 자국)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 상의 고민이 보였습니다. 이런 건 칭찬이 나오더군요.
예전에 건프라 때 알게 된 건데, 저는 이런 걸 전시해 두는 사람은 아니더군요. 건프라는 조립 자체가 재미있었던 거고, 이건 좋아했던 작품의 장난감 버전을 소장하고 싶었던 거죠.
아무튼 다 조립하고 넣어두려니 꼬리가 기네요. 꼬리만 분해를 해야겠습니다. -_-;;
부분 분해 후 재조립 형태로 변형도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건드리진 않을 겁니다.
예. 다 조립하고서 "와~ 조립했어요! 멋져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아마쿠니테크 제네식 가오가이가였습니다. 제 마음에 안 들었을 뿐, 원래 이런 종류의 프라모델을 꾸준히 조립하는 분들 사이에선 평이 좋은 것도 같습니다. 쇼핑몰 리뷰만 보면요.
문득 건프라를 다시 조립해 보고도 싶네요. RG는 한 번도 안 건드려봤는데 말이죠. 문제는 프라모델은 조립할 땐 재밌는데 다 조립한 후 보관이 참 그렇더라구요.~_~;;
작년에 분위기에 휩쓸려서 예약 구매를 했던... 도착하지 않은 프라모델들이 아직 몇 개 남아 있습니다. 또 다시 실망할 것 같아서 무섭습니다. (한숨)
제 인생에서 정말 좋아했던 가수가 셋 있습니다. globe와 김동률,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B'z죠. 뭐 예전에도 했던 얘기입니다만 오랜만이라^^;
B'z는 제가 20대 초에 가장 좋아했던 가수이고,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록커입니다. 기타리스트와 보컬리스트 두 명으로 된 밴드 유닛이죠. 1988년 결성 이래 온갖 기록을 세우면서 지금까지도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분들입니다. 두 분 다 60대가 되셨는데 세월이 참...
미리 말씀 드리는데 오늘 노래 영상은 유튜브에서 강력하게 제제를 하는 것 같아서, 유튜브 프리미엄 회원이 아니면 들을 수 없습니다. 이상한 버전을 링크하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프리미엄 버전을 링크합니다. 저는 프리미엄 회원이 아니기 때문에(...) 내용물을 확인하진 못했습니다. -_-;;
무료 영상 링크가 불가능한 걸 보고서 포스팅을 하지 말까도 생각했습니다만, 90~00년대의 일본 노래들은 지금 와서는 한국 인터넷에 가사가 별로 남아 있지 않아서요. 좋아했던 곡의 기록을 위해서라도 번역해서 올립니다.
'뜨거운 고동의 끝(熱き鼓動の果て)'은 2002년에 발표된 B'z의 대표곡 중 하나입니다. 저도 정말 좋아하는 곡이고요. 개인적으로 2002년도 라이브 투어 'GREEN 〜GO★FIGHT★WIN〜'에서 마지막에 불렀던 버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가사를 보면 의외로 로맨틱한 가사인데, B'z의 노래는 파워풀한 이미지에 가려져 있어서 그렇지 사랑에 관한 노래가 은근히 많습니다. 그 절정인 2005년 발매곡 '사랑의 폭탄(愛のバクダン)'을 보면, 멜로디나 가사는 파릇파릇함을 뿜어내는 (과거의) 여자 아이돌이 부를 법한 노래인데, 보컬인 이나바씨가 부르다 보니까 하드 록이 되는 신기한 곡이었죠. 나중에 이것도 한번 번역해 봐야겠습니다.
아무튼 '뜨거운 고동의 끝(熱き鼓動の果て)'은 특정 한 부분을 집기 보다는 노래 전체의 균형이 좋은 곡입니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노래방에서 불러도 재미있는 곡이죠! 노래를 좋아하는 입장에선 정말 좋아하는 남자 가수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熱き鼓動の果て
아츠키 코도오노 하테
뜨거운 고동의 끝
작사/노래 : 이나바 코시(稲葉浩志)
작곡/기타 : 마쓰모토 타카히로(松本孝弘)
熱き鼓動の果てに
아츠키 코도오노 하테니
뜨거운 고동의 끝에서
何が待っているんだろう
나니가 마앗테이루은다로오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汗がひとすじ 頬をつたい落ちて
아세가 히토스지 호호오 츠타이 오치테
땀이 한 줄기 뺨을 따라서 떨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