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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드 도킹스테이션을 샀습니다. |
전부터 굴러다니던 옛날 하드들을 백업용으로 쓸 겸 새 도킹 스테이션을 하나 질렀습니다.
유니콘의 DS-5000 입니다.
하드란 게 참 자주 뺐다꼈다 하기 귀찮은 부품이죠. 아무리 간단해도 일단 컴퓨터를 열어서 케이블 연결을 해야하니까요. 그래서 전부터 외장형 하드 케이스 같은 걸 쓰긴 했는데 SATA 방식으로 넘어가면서 (비교적) 최근 하드들은 연결하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SATA 방식 도킹 스테이션을 하나 질렀습니다. 이래저래 찾다보니 평도 괜찮은 편이고 가격도 3만원 정도라 뭐 그럭저럭. USB 3.0도 지원하니 속도도 괜찮구요. 디자인도 깔끔한 게 괜찮았습니다. 참고로 다음 모델인 6000번은 일단 디자인이 별로라 패스했죠-_-;
흠. 어떻게 보면 꼭 토스터기 갖군요.
하드 연결 슬롯은 2개이고 따로 드라이버 안 깔아도 됩니다. 무엇보다 CMOS 설정 안 건드려도 컴퓨터를 켜둔 상태에서 하드 탈장착이 가능합니다. 꼽는 슬롯에 (구멍이 뚤려있지만) 먼지 방지 가드도 달려있고 SSD도 연결 가능하구요. 뒤쪽에 전원 버튼이 따로 있어서 껐다켰다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전원은 따로 플러그를 꼽아야하지요.
꼽으면 이렇게 되는데 흔들리거나 하면서 하드가 불안정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크게 신경 안 쓰이더군요. 100기가쯤 백업했는데 시간도 생각보다 별로 안 걸리고 뭐 나름 만족합니다. 애초에 도킹 스테이션에 큰 걸 바라진 않으니까요:)
단점은 USB 연결 케이블이 매우 짧다는 것. 1미터는 되려나 안되려나 흠. 전원 케이블도 긴 편은 아니고 보통 정도입니다. 옛날에 하드 외장 케이스 같은 거 사러 다니고 그럴 때는 디자인도 이렇게 예쁘지도 않고 도킹 스테이션 가격은 훨씬 비쌌던 것 같은데 세상이 좋아졌네요. 나름 90년대 초부터 컴퓨터와 인터넷을 써온 입장에서 PC의 지난 발전을 돌이켜보면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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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셀을 보다 |
기대하고 기대하던 픽셀을 봤습니다.
흠. 소감은 딱 예고편 정도의 영화입니다.
별 생각없이 볼만한 오락영화네요.
생각보다 큰 임팩트는 없었고, 개그 요소는 보기 전에 생각한 정도만... 근데 지나고보면 터미네이터에 개그 요소가 더 많았던 것 같기도 하네요^^;; 그냥 별 생각없이 보고 별 생각 안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기대를 크게 한 것 치곤 싱겁기도 했는데 그냥 무난하다는 생각입니다. 00년대 초에 이런 느낌의 오락 영화가 꽤 있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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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주 30년 |
요전에 한번 언급했던 분주 30년산을 구했습니다.
중국 3대 국가 명주의 하나이자 청향형 술 중 으뜸으로 꼽히는 술입니다.
사실 중국 술에 명주라는 칭호를 다는 데에는 명확한 기준이 있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들어서고서 1952년부터 국가 주최의 '전국 평주회'라는 술 품평대회가 5회 열렸는데, 이 때 금장을 수여받은 술에 중국 명주의 칭호를 붙이고 있지요. 중국 백주 중 금장을 받은 술은 17종 정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애초에 17대 명주라 해야지 왜 3대 명주, 4대 명주, 8대 명주, 10대 명주와 같은 표현을 쓸까요? 그건 5번의 대회에서 몇 번 금장을 탔는지와 관련되어있습니다. 17가지 술 중 5번 모두 금장을 받은 술, 즉 5관왕은 3종류 뿐이기 때문이지요. 요전에 소개한 귀주 마오타이, 이번에 소개하는 행화촌 분주, 그리고 다음에 소개할 노주 노교특곡이 그들입니다.
다시 분주 얘기를 하자면, 분주는 산서성 행화촌의 유서깊은 술입니다. 약 1,500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하는데 관련된 시와 같은 여러 문학 작품이 있구요. 중국 술의 으뜸으로 꼽히는 마오타이를 비롯한 많은 술에 영향을 주었거나 기술적인 근간이 되었다고 전해지는 술입니다.
맛을 이야기 하자면, 예전에 저의 첫 청향형 술인 홍성 이과두주를 마셨을 때 '술다운 술'이란 느낌을 받았었죠. 분주는 그것이 극대화된 느낌이었습니다.
향부터가 고량주라는 술과 알코올의 향이 조화된 진한 향이 납니다. 입에 넣으면 감도는 은은한 단맛과 함께 곡주인 고량주의 구수한 향, 그리고 기분 좋은 알코올 향이 덥쳐오는데 아주 맑고 상쾌한 느낌이더군요. 마시는 내내 술의 단맛과 곡주의 향이 깔려있으며 쓴맛도 있지만 나쁘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삼키고 나서도 은은한 향이 맴도는데, 농향형같은 과일향은 아니지만 감미로운 술 본연의 향이 말 그대로 향기롭다고밖에 할 수가 없네요.
제가 백주의 7가지 향형을 다 마셔본 것은 아니지만, 그야말로 가장 고량주다운 맛과 향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간혹 청향형 술, 그 중에서도 분주를 꼽으며 진정한 술이라고 칭찬하는 말을 볼 수가 있는데 왜 그런 말이 나오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정말 좋은 술이었습니다.
가격차이가 너무 많이 나기 때문에 홍성 이과두주와 비교하는 건 말이 안되는 것이지만, 예전에 홍성 이과두주는 '술만으로 즐기기는 부족한 술'이란 이야기를 했었죠. 분주는 술만으로 즐기기에 정말 훌륭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농향형보다 더 마음에 드는데 과연 명불허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도수는 53도. 개인적으로는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이렇게 좋은 평을 받는 무언가를 실제로 경험해보았을 때도 정말 좋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살면서 많지는 않은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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