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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시픽 림을 보다 |
지난 주에는 퍼시픽 림을 보고 왔습니다.
흠 뭐 그냥 무난한 영화였습니다. 취향에 따라 평은 갈릴듯합니다만.
뭐랄까 그냥 예고편과 포스터에서 볼 수 있는 것을 보고 오는 영화입니다.
생각을 하면서보면 안 된달까 생각하게 하는 것을 거부하는 영화인데 이게 또 인상적이더군요.
제가 SF물은 은근히 설정이나 그런 걸 따지는 게 많다는 걸 아시는 분은 아실겁니다. 특히 기본 설정이야 '설정'이니 상관없지만, 그 이외의 부분에서 말이 안되는 것은 항상 걸고 넘어지지요.
근데 퍼시픽 림은 뭐랄까. 그런 사소한 것들을 대인배의 자세로 '나 그런 거 몰라. 그냥 봐'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서... 말이 된다 안 된다를 따지는 순간 바보가 되는겁니다. 어설프게 설정하고 넘어갈 바에는 그냥 대놓고 그런건 무시하겠다는 것이죠. 그러다보니까 보는 사람도 오히려 정신줄 놓고서 편하게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생각을 하면 안돼요. 그냥 감상하면 됩니다.
어차피 이 영화 보시면서 대작을 기대하실 분은 없을겁니다. 스크린에서 로봇이 재롱떠는 것을 보고 오실 분께는 예상하신 정도의 볼만한 작품일 것 같습니다. 여담입니다만, 감독이 일본 괴수물이나 로봇물에 꽤 빠져계신 느낌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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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를 다시 보다 |
오랜만에 옛 만화를 꺼내서 다시 읽었습니다.
바로 아카이시 미치요(赤石路代)씨의 P.A.(프라이베이트 액트리스)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기억에 남는 순정만화 중 하나이지요.
P.A.란 이 만화에서 만들어낸 가상의 직업으로, 무대가 아닌 현실에서 특정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입니다. 궁지에 몰린 사람들의 의뢰를 받고서 그들의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같은 인물을 즉흥적으로 연기하여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여주인공 시오의 이야기이지요.
유리가면이나 하루카 세븐틴 같은 여배우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기본적으로는 주인공인 시오가 누군가를 연기하는 것이 메인이지만, 탐정물 같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결말이 항상 따라오기 때문이지요. 에피소드마다 의뢰를 받아 해결해나가는 이런 구성은 P.A.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매력을 만들어냅니다.
이 만화는 순정만화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사랑이야기가 메인이라기보다는 여주인공 시오라는 인물의 이야기 자체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시오의 고민, 갈등, 가족관계, 그리고 사랑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지요. 그럼에도 에피소드 자체의 재미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주인공과 감정적으로 공감하며 절정으로 올라가는 부분이 다소 부족한 감은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진한 감동은 없더라도 그런 점 또한 이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네요.
고등학교 때 제가 읽었던 것은 8권까지로, 아마도 국내에 특별판은 발매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만화도 정말 소장하고 싶어하다가 일본에서 구해왔지요. 일본어판은 다 좋은데 저 말고는 못 읽는다는 게 안타까워요;_;
98년에 드라마화도 되었다는데 만화만은 못하다는 것 같습니다. 애초에 여주인공이 너무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어서 실재 배우가 저걸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혹시라도 아직 P.A.를 읽어보시지 않으셨다면 이 기회에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그 동안 읽었던 만화 중에 참 기억에 남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만화라고 생각됩니다. 여담인데 작가분인 아카이시씨는 계속 꾸준하게 활동하고 많은 작품을 내는 분인데, 국내에서는 거의 출판되지 않는다는 것이 좀 이상하네요. 언젠가 일본판으로라도 이 분 작품을 전부 모으는 것 또한 제 취미 생활에서의 한 가지 목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목 : P.A.
권수 : 전 8권 / 전 8권 + 특별편 1권
기간 : 90년대 중후반으로 추정 / 1992.01~1997.03 (1~8권), 1999.02(특별편)
작가 : 아카이시 미치요 / 赤石路代
출판 : 서울문화사 / Flower Comics(小学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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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iina Ringo(椎名林檎) - 깁스(ギブス) |
지난 주에 노래방에 갔다가 오랜만에 시이나 링고의 기브스를 불렀습니다.
요즘은 노래방 가면 옛날 노래나 그런 거 부르는 게 좋아서, 딱히 특정 곡을 찾지 않고서 곡목록을 처음부터 주욱 훑어보거든요. 잊고 있었던 노래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노래는 정말 오랜만이네요. 제가 20대 중반 정도일 때 같이 노래방 다니시던 분은 아마 노래방에서도 들어보셨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노래를 부르는 걸 참 좋아합니다. 부를 때 이런 가사도 참 좋구요. 뭐 남자라 느낌은 많이 달라지지만요. 그런 거 아니라도 이 노래는 개인적으로 다른 느낌으로 부르는 게 더 좋기도 하고;
시이나 링고는 노래가 좀 매니악한 게 많아서 딱히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이 노래만큼은 옛날부터 (부르는 게) 정말 좋았습니다. 뭐랄까 듣는 것보다 부르기를 좋아하는 몇 안 되는 여자곡 중 하나네요. 보통은 부르고 싶은데 듣는 게 여러모로 더 좋은 것들이 많아서(...) 이 노래 제가 부르면 어떻게 들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노래방이 원래 그런 거잖아요(??)
ギブス
기브스
깁스
작사/작곡/노래：시이나 링고(椎名林檎)
あなたはすぐに写真を撮りたがる
아나타와 스구니 샤시응오 토리타가루
당신은 곧잘 사진을 찍고 싶어하지
あたしは何時も其れを厭がるの
아타시와 이츠모 소레오 이야가루노
나는 항상 그걸 싫어했어
だって写真になっちゃえば
다앗테 샤시은니 나앗챠에바
그치만 사진이 돼 버리면
あたしが古くなるじゃない
아타시가 후루쿠나루쟈나이
내가 낡게 되잖아
あなたはすぐに絶対などと云う
아나타와 스구니 제엣타이나도토 유우
당신은 곧잘 '절대로' 같은 말을 하지
あたしは何時も其れを厭がるの
아타시와 이츠모 소레오 이야가루노
나는 항상 그걸 싫어했어
だって冷めてしまっちゃえば
다앗테 사메테시마앗챠에바
그치만 둘 사이가 식어 버리면
其れすら嘘になるじゃない
소레스라 우소니 나루쟈나이
그것조차 거짓말이 되잖아
don't U θink?
i 罠 B wiθ U [1] 此処に居て
i 와나 B wiθ U [1] 코코니 이테
난 너의 덫에 걸렸어[1] 여기에 있어줘
ずっとずっとずっと
즈읏토 즈읏토 즈읏토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明日のことは判らない
아시타노 코토와 와카라나이
내일 일어날 일은 알 수 없어
だからぎゅっとしていてね
다카라 규웃토 시테이테네
그러니까 꼭 하고 안고 있어 줘
ぎゅっとしていてねダーリン
규웃토 시테이테네 다아링
꼭 안고 있어 줘 달링
あなたはすぐにいじけて見せたがる
아나타와 스구니 이지케테 미세타가루
당신은 곧잘 주눅들어 보이고 싶어하지
あたしは何時も其れを喜ぶの
아타시와 이츠모 소레오 요로코부노
나는 항상 그걸 기뻐했어
だってカート[2] みたいだから
다앗테 카아토 [2] 미타이 다카라
그치만 커트 코베인 [2] 같아 보이니까
あたしがコートニー [3]じゃない
아타시가 코오토니이 [3] 쟈나이
내가 코트니 러브 [3]인 거잖아
don't U θink?
i 罠 B wiθ U 傍に来て
i 와나 B wiθ U 소바니 키테
난 너의 덫에 걸렸어 곁으로 와줘
もっともっともっと
모옷토 모옷토 모옷토
좀 더 조금 더 조금만 더
昨日のことは忘れちゃおう
키노오노 코토와 와스레챠오오
어제 있었던 일은 잊어 버리자
そしてぎゅっとしていてね
소시테 규웃토 시테이테네
그리고 꼭 하고 안고 있어 줘
ぎゅっとしていてねダーリン
규웃토 시테이테네 다아링
꼭 안고 있어 줘 달링
また四月が来たよ
마타 시가츠가 키타요
다시 4월이 왔어
同じ日のことを思い出して
오나지 히노 코토오 오모이다시테
똑같은 날에 대한 걸 떠올려 줘
don't U θink?
i 罠 B wiθ U 此処に居て
i 와나 B wiθ U 코코니 이테
난 너의 덫에 걸렸어 여기에 있어 줘
ずっとずっとずっと
즈읏토 즈읏토 즈읏토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明日のことは判らない
아시타노 코토와 와카라나이
내일 일어날 일은 알 수 없어
だからぎゅっとしていてね
다카라 규웃토 시테이테네
그러니까 꼭 하고 안고 있어 줘
i 罠 B wiθ U 傍に来て
i 와나 B wiθ U 소바니 키테
난 너의 덫에 걸렸어 곁으로 와 줘
もっともっともっと
모옷토 모옷토 모옷토
좀 더 조금 더 조금만 더
昨日のことは忘れちゃおう
키노오노 코토와 와스레챠오오
어제 있었던 일은 잊어 버리자
そしてぎゅっとしていてね
소시테 규웃토 시테이테네
그리고 꼭 하고 안고 있어 줘
ぎゅっとしていてねダーリン
규웃토 시테이테네 다아링
꼭 안고 있어 줘 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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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 罠 B wiθ U :
발음이 '아이 와나 비 위드 유'로 'I wanna be with You'를 갖고서 한 말장난입니다. 두 뜻을 다 어느 정도 갖고 있겠지만, 영어쪽은 발음만 들어도 한국인도 다 아는 뜻이므로 일본어 쪽에 비중을 둬서 번역했습니다.
[2] 커트 코베인(カート) :
미국의 그 유명했던 록 그룹 Nirvana의 보컬.
[3] 코트니 러브(コートニー) :
Nirvana의 보컬이었던 커트 코베인의 아내. 커트 코베인과 코트니 러브 둘 다 참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고, 유명인이 다 그렇겠지만 연애부터 결혼생활에 사별 후까지도 정말 주위를 소란스럽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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