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터 한 번 올린다 올린다 하다가 계속 까먹던 게시물이 있었는데 기억났네요.
오자키 카오리씨의 메테오 메토세라가 11권 완결되었습니다.
정말 긴 시간 봐 왔던 만화였네요.
이미지 출처 : 예스24
http://www.yes24.com/
가상의 시대에서 불로불사의 수배범 메토세라와 그를 뒤쫒던 현상금 사냥꾼인 마티카가 만나서 벌이는 모험담으로, 영생의 고독과 사랑을 테마로 한 잔잔한 이야기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진지한 이야기가 이어지지만, 소년 만화와도 같은 설정이나 전투에, 일본 만화 같지만 실제 등신에 가까운 그림, 살짝 바보같은 성격의 메토세라가 간간히 보여주는 개그까지, 그림부터 내용에 소재에 걸쳐서 이 정도로 제 취향인 만화는 지금까지 별로 없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만화를 열 손가락에 꼽는다면 그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주위에 이 만화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볼 때 상당히 취향을 타는 만화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장르가 순정만화와 소년만화, 청년만화의 경계에 애매하게 걸쳐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그 셋 중 가장 가까운 것은 순정만화일 것 같습니다.
1999년에 1권이 나왔고 2011년에 11권 완결이 되었으니 13년에 걸쳐서 열한권이 겨우 나온건데, 짐작하시겠지만 첫 연재 잡지는 폐간, 그 후 두 번을 잡지를 옮기고 최종화는 단행본으로 직접 나왔다는 불운을 안고 있기도 합니다. 현지에서도 지명도가 높지 않았는지, 일본에 있을 때 만화코너에 없어서 찾다보면 여성향 코너의 BL물 쪽에 꽂혀있을 때가 많더군요. 이걸 찾기 위해서 BL물 코너를 샅샅히 뒤지던 저의 심정이 느껴지시나요? (참고로 이 만화의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때인가 만화책방에서 우연히 발견하고서 10년을 넘게 꾸준히 읽어온 만화입니다.
나이를 먹어서 연재되는 만화는 더이상 기다리지 않고 챙기지도 않았지만 이 것만큼은 꾸준히 체크를 하면서 기다렸지요. 마지막까지 출판을 해준 대원에 감사 편지를 보내고 싶을 정도입니다. (외전도 출판해줘요!) 이제 진짜 애정을 갖고서 어릴 때부터 읽던 만화는 거의 안 남았네요. 더 파이팅 정도이려나...
13년간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마지막까지 마음에 드는 이야기여서 행복합니다.
제목 : 메테오 메토세라 / メテオ・メトセラ
권수 : 전 11권(완결) + 외전 1권
기간 : 2000.12~2013.01 / 1999.08~2011.05
작가 : 오자키 카오리 / 尾崎かおり
출판 : 대원 / Wings comic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