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노래방 갔다가 우연히 기억 난, 사카모토 마아야의 DIVE입니다.
힘든 사랑에 빠져서 괴로워 하는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한 모순적인 분위기가 돋보이는 곡이죠.
우리나라에 사카모토 마아야가 알려진 것이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국내 방송이 되면서였죠. '반지(指輪)'랑 '빛 속으로(光の中へ)'같은 곡들로 애니송을 듣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해졌습니다.
그 이후로도 꾸준히 애니송을 불러서 최근에는 마크로스F 까지도 오게 되었는데, 언젠가부터 이미지가 고음역의 노래를 자유롭게 부르는 이미지의 가수로 바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라제폰의 헤미스피어(ヘミソフィア) 같은 곡이 그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근데 개인적으로 헤미스피어 같이 고음역 빠른 템포의 정신없는 노래보다는 그냥 일반적인 곡이 더 잘 어울리는 가수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사카모토 마아야는 목소리가 좋은 가수라고 생각되는데 잔잔한 곡이 그 장점을 더 잘 살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98년에 나왔던 DIVE 입니다.
사카모토 마아야는 분명히 잘 부르는 것 같긴 한데 애니송 가수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상이라는 게 아쉽네요. 노래도 항상 들어보면 애니송 특유의 한계가 느껴지는 곡들이라서 안타깝습니다.
DIVE
坂本真綾
(사카모토 마아야)
このまま海の底までも息もつがずに泳いでゆくようだと
코노마마 우미노 소코마데모 이키모 츠가즈니 오요이데유쿠요오다토
이대로 바닷속 바닥까지 숨을 쉬지 않고 헤엄쳐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あなたを愛しながら私はもがいてた
아나타오 아이시나가라 와타시와 모가이테타
당신을 사랑하면서 나는 발버둥치고 있었어
澄んだ目をした魚や光る泡が夢のように生きていて
스은다 메오시타 사카나야 히카루 아와가 유메노 요오니 이키테이테
투명한 눈을 한 물고기나 빛나는 거품이 꿈속처럼 살아 있었고
でも水は凍るように冷たく意識も薄れた
데모 미즈와 코오루요오니 츠메타쿠 이시키모 우스레타
하지만 물은 얼어붙을 것처럼 차가워서 의식도 희미해졌지
지난 주에는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어서 1주일만에 글을 쓰는군요;_;
일요일에 겨우 나가서 화제의 레미제라블을 보고 왔습니다.
초기에 들은 소문은 재미없다였고 그 후에 들은 소문은 재미있다였죠.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재미없다에 한표입니다. 다른 걸 떠나서 원작보다 못하네요.
그냥 무난하게 볼 수는 있을법한 영화이긴 한데 재밌는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어린 시절 읽었던 장발장을 추억하는 영화정도랄까요.
아래에는 제법 네타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http://www.naver.com/
우선 좋았던 점은 프랑스의 최하층민의 비참한 생활상 등이 잘 표현되었다는 것입니다. 유쾌한 내용은 아니지만 치아를 뽑아서 파는 것같은 보통은 알기 힘들었던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후반부의 바리케이트를 치는 장면도 가구를 그렇게 이용한다는 것이 시민의 협조없이는 힘들었던 부분이라 정말 재미있더군요.
별로였던 점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이야기의 초점이 맞지 않는다'였습니다. 여러가지 요소가 작용하는데 우선은 '장발장'의 이야기와 '코제트'나 '혁명군'등의 서브 플롯이 충돌하는 느낌을 받는 것이었는데요. 제 기억이 맞다면 레미제라블의 주인공은 원래 장발장입니다. 메인 플롯이 장발장의 인생을 따라가니까요. 하지만 여기서는 시점의 이동이 있을 때 이야기의 중심 자체가 서브 플롯의 인물에게 옮겨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나 엔딩에서 나오는 혁명군의 모습은 갑자기 저게 뭐냐는 생각을 하게 하더군요.
그리고 원작이 원래 3인칭 다중시점으로 쓰여졌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영화에서 뮤지컬과 동일한 방식의 시점으로 진행을 했다는 것은 무리한 모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시점이 바뀌는 주요 인물이 네명이나 되었는데, 잦은 시점 이동은 보는 사람의 집중을 깨고 정신없게 만드는 단점을 갖고 있지요. 특히 시점과 장면의 전환이 자주 있으면서도 한명 한명이 나올 때 개인의 고뇌를 너무 파고드는 것이 오히려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더군다나 뮤지컬이 아니라 오페라와 같은 모든 대사가 노래로 이루어져있는 극이었는데, 개인의 감정을 너무 오래 노래해서 후반부에는 늘 지루했어요.
보고나서의 생각은 영화의 흐름을 너무 모든 대사가 노래인 오페라의 시스템과 다중시점이동에 맞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플롯도 장발장의 인생과 혁명이 애매하게 짬뽕된 느낌... 원작의 스토리를 영화에 맞춰서 각색할 정도면 흐름도 좀 더 영화에 맞게 바꿔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개인적으로 2시간 40분동안 지루한 시간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도 영화 한편에 스토리를 못 넣고 연작을 하는 상업영화들보단 훨씬 낫네요.
재밌으면 영화가 끝나고 OST를 구입할 예정이었지만 그냥 집에 왔습니다. 가물가물한 원작 소설이나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영화를 보면서 몇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