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즈는 팩맨으로 유명한 남코가 1995년 12월 SFC로 발매한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6년에 걸쳐서 만들고 있는 RPG 시리즈입니다.
제가 '테일즈 오브' 시리즈(이하 테일즈)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1학년때 써클에서 돌려보던 오프닝 모음집 비디오에서 였습니다. 여기서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의 오프닝을 처음을 보게 되었고, 테일즈 시리즈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때가 Playstaion 1 시절이었는데 당시 전 플스가 없었고, 공략집만 구해서 몇 번이고 계속 읽은 기억이 납니다.
당시 정말 유명했던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의 오프닝.
이 오프닝이 없었다면 적어도 한국에선 테일즈가 지금만큼 알려지지 않았을겁니다.
처음으로 해 본 테일즈는 1998년 3년만에 리메이크된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였습니다. 당시 겨우 플스를 마련해서 일본어도 모르는걸 공략집을 보면서 끙끙대던 기억이 납니다. 공략보다 먼저 게임을 깨서 결국 후반부에서는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죠. 이 때 '일본 사람들은 참 (사내)대장부(大丈夫)란 말을 좋아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계속 했었답니다.
그러다가 테일즈의 팬이 된 건 2000년 11월에 발매된 '테일즈 오브 이터니아' 때였네요. 이터니아는 테일즈가 시리즈로써 안정화 된 시기였는데, 게임의 스케일과 메인 스토리 라인 이외의 다채로운 즐길거리에서 'RPG란게 이런거구나'란 생각을 처음으로 했죠. 이 때 앞으로 테일즈와는 게임 인생을 함께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서 대학 때 인생 최고의 RPG였던 아비스를 만나지만 그 얘기는 나중에 하겠습니다.
테일즈에 대해서는 늘 이런저런 말이 많았습니다. 사실 나오는 모든 시리즈가 다 완벽했던 것도 아니고, 간혹 어떤 테일즈 팀은 망작을 내놓음으로써 테일즈 이름에 먹칠을 할 떄도 있었죠. 하지만 일본 RPG 장르를 이끌어온 대표 주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백 만장이상 팔린 타이틀은 두 개밖에 없지만,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며 2007년에 누적 출하량 천 만장을 넘어섬으로 스태디셀러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죠.
지금은 전반적으로 기계 성능도 좋아지고 게임도 워낙 많이 나오고 해서 전과 같은 임팩트는 없지만, 테일즈는 시리즈 초기작부터 몇 가지 공통의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1) 각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서로 독립된 별개의 게임이다.
테일즈는 시리즈물이지만 전작과 후속작이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세계관도 보통은 공유를 안하죠. 시스템도 매 시리즈마다 추가되거나 바뀌는 부분이 있구요.
항상 하나의 게임이 하나의 독립된 작품입니다.
2) 정령이 존재하는 세계
테일즈의 모든 세계에는 정령이 등장하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전투에 참여하는지의 여부와 종류는 시리즈마다 다르지만요.
3) 액션게임과 같은 전투를 재현한 '리니어모션 배틀 시스템'
테일즈의 가장 눈여겨 볼 수 있는 부분은 RPG라는 형태를 유지하면서 액션 게임으로써 즐길 수 있는 전투시스템이었습니다. 특히 기본기에서 기술로 필살기로 이어지는 연계기 시스템은 요즘 시대에는 흔해졌지만 그 시절만 해도 테일즈 고유의 특징이었죠.
4) 게임 곳곳에 삽입된 고퀄리티의 2D 애니메이션
테일즈의 주요이벤트는 초기작부터 2D 애니메이션을 고집했습니다.
현재의 테일즈는 풀 3D로 만들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주요 이벤트는 2D 애니메이션입니다.
5) 전 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월드맵 필드와 다채로운 이동수단
테일즈는 지구처럼 둥근 별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월드맵이 특징입니다.
스토리의 진행에 따라 도보->배->비행정 으로 연결되는 이동수단이 늘 제공되죠.
(없는 게 두 개인가 있기는 합니다만)
6) 전투난이도로 인해 끝없이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아이템
테일즈를 처음해보고 가장 놀란 건 일반 전투에서조차도 아이템을 쓰는 일이 잦다는 것입니다. 전투 후에 회복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구요. 보스전에서는 한 다스를 쓰게 되죠. 아이템 소지수도 15개로 제한이라 넉넉히 들지도 못하다보니, RPG를 하면서 테일즈만큼 소비아이템에 신경을 쓰고 활용을 하는 게임도 없었습니다.
요즘은 난이도가 쉬워지면서 전만큼은 아니지만요.
그 외에도 투기장 등의 즐길거리를 많이 집어넣어서, 스토리라인 외적 볼륨도 늘 방대하죠.
아쉽게도 전 이제 그런건 더 못하겠더군요.
테일즈가 비록 수 백만장씩 팔리는 간판 타이틀과 (실적면에서) 비교될 수는 없겠지만, 누구와 비교해도 훌륭한 게임이며 저에게는 언제나 최고의 RPG입니다. 앞으로도 영원히 계속 나올 수 있으면 좋겠네요.
1995년 :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
1997년 :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
1998년 :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PS1 리메이크)
2000년 : 테일즈 오브 이터니아
2002년 :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2
2003년 : 테일즈 오브 심포니아
2004년 : 테일즈 오브 리버스
2005년 : 테일즈 오브 레전디아
2005년 : 테일즈 오브 디 아비스
2006년 :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PS2 리메이크)
2008년 :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2009년 :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2011년 : 테일즈 오브 엑실리아
2012년 : 테일즈 오브 엑실리아2 발매예정
* 리메이크작은 저의 취향에 따라 2개만 표기했습니다.
* 휴대형 기기 발매작은 뺐습니다. 전 휴대형 기기를 안 좋아하거든요.
* 에스코트 타이틀도 모두 뺐습니다.
앞에 쓴 'RPG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옛날에 논문 쓸 때 조사했다가 버려지게 된 부분...홈페이지 성격과 무관하지 않기에 올립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컴퓨터게임과, MMORPG(네트워크를 이용한 컴퓨터게임)와, RPG 셋의 출발점과 발전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각기 서로 다른 의도를 갖고서 시작한 것이 일정 선을 지나면서 비슷한 줄기로 합쳐진 것이죠. 지금 올리는 것도 그렇고 제가 전에 올린 '전자 게임의 역사와 일본 게임에 대해서'에 컴퓨터게임의 시작 부분이 자세하게 써 있지 않은 게 조금 아쉽군요. 누가 무슨 의도로 개발해서 어떻게 나가는지 하나하나 보다보면 참 재미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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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RPG의 출발점은 네트워크 환경에서 구축된 컴퓨터 게임에 있다. 1969년 일리노이 대학에서 도입한 PLATO라 불리는 네트워크 시스템은 교육 전산화를 위한 시분할 시스템이었지만, 빠른 연산 속도와 온라인 네트워크 환경은 게임 플랫폼으로 활용된다. 1969년 최초의 멀티플레이어 게임인 스페이스 워(Space War)가 개발되었으며, 1974년에는 최초의 그룹 플레이 던전 게임인 오블리에트(Oubliette)가 탄생한다. 오블리에트는 던전 앤 드래곤즈의 영향을 받은 게임으로도 유명하다.
1978년 영국 에섹스 대학의 로이 트럽쇼는 리차드 바틀과 함께 최초의 머드 게임인 머드1(MUD1)을 완성한다. 텍스트 기반의 온라인 게임이었던 머드는 이후 다양한 버전으로 개발되기 시작한다. 장르 또한 분화되어서 어드벤쳐 머드나 사회형 머드와 같은 종류도 나오게 되지만, 현재의 MMORPG로 이어지는 것은 텍스트 기반의 롤플레잉 머드 게임이다. 이렇게 머드게임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1985년 최초의 상업 온라인 게임인 메가워즈1(Megawars 1)이 서비스된다.[1]
1986년 루카스필름의 랜디 파머와 칩 모닝스타는 최초의 그래픽 기반 온라인 게임인 해비탯(Habitat)을 개발한다. 해비탯은 그래픽을 이용해서 온라인 가상 세계를 구축하였으며, 온라인 환경에서의 커뮤니티와 그로 인해 발생되는 다양한 사회적인 이벤트를 처음으로 접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많은 문제를 안게 되었으며, 해비탯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계기가 된다.[2]
1996년 최초의 그래픽 머드 게임이자 MMORPG라고 불릴 수 있는 게임이 출시된다. 3DO사의 메리디안59(Meridian59)와 넥슨의 바람의 나라가 그것이다. 메리디안59를 시작으로 북미에서는 1997년 울티마 온라인(Ultima Online), 1999년 에버퀘스트(Everquest)가 발매되었으며, 국내에서는 1998년 리니지가 발매되면서 MMORPG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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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커스 프라이들, 『온라인 게임 기획 & 인터랙티비티』, 염태선 역, 정보문화사, 2003, pp.20~29
[2] The Lessons of Lucasfilm's Habitat
http://www.fudco.com/chip/lessons.html
Alternate Reality, The history of massively multiplayer online games.
http://archive.gamespy.com/amdmmog/week1/
아래는 옛날에 논문 쓸 때 조사해서 정리했던 RPG의 역사입니다.
논문에 들어갈뻔 하다가 4차 수정 때 삭제되었던 부분이죠.
홈페이지 성격과 무관하지 않기에 올립니다.
그리고 요약 정리를 했기 때문에 내용이 많이 짧아졌는데, RPG의 완전 전통 기원은 아이들의 놀이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역사 재현' 축제 등에도 있답니다. 역사 속의 사건을 재현하거나, 혹은 그게 상징화 되어 의식처럼 변해서 특별한 축제날 마을 사람 모두가 배역을 맡고서 사건을 재현하는 것이죠. 아마 영화같은데서 비슷한 걸 보신 적 있을겁니다. 미국의 옛 군인들이나 전쟁애호가들이 남북전쟁 당시의 전투를 재현해서, 장군 A,B,C 혹은 병사 A,B,C 각각의 역할을 맡아서 배우처럼 연기를 하고 편을 갈라서 싸우는 장면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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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는 Role Playing Game의 약자로 이름을 그대로 풀이하면 역할을 연기하는 게임이다. RPG의 가장 단순하고 기본적인 형태는 어린이들이 행하던 전통적인 놀이 등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지만, 현재 사용되는 개념의 RPG의 모태가 된 것은 1974년 개리 가이각스와 데이브 아네슨이 만들어낸 던전 앤 드래곤즈(Dungeon & Dragons)라는 게임이다.[1] 최초의 RPG인 던전 앤 드래곤즈는 1950년대 중반부터 존재해오던 워 게임(War Game)의 룰을 발전시켜서 만들어졌으며, 이것은 테이블의 위에서 종이와 펜을 가지고 진행하는 테이블 토크 RPG 게임이었다. TRPG라고도 불리우는 테이블 토크 RPG는 정해진 룰에 따라 게임 마스터가 진행자의 역할을 하고, 게임 참가자들은 그에 따라서 각자의 역할을 연기하며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RPG가 테이블에서 컴퓨터로 옮겨오게 된 것은 대학 기관의 메인 프레임 컴퓨터의 힘을 빌려서이다. 교육 전산화를 위한 시스템으로 도입된 PLATO의 고속 연산 능력을 이용하여 1974년부터 여러 종류의 RPG가 탄생하였다. 최초의 게임 중 하나인 Pedit5는 던전과 탐험, 몬스터와 같은 장르의 대부분의 특색을 이미 갖추고 있었으며, dnd에서는 현재까지도 널리 채용되고 있는 경험치 기반의 레벨 업 시스템이 갖추어지게 된다.
RPG가 일반 가정의 컴퓨터로 보급된 것은 1979년의 일이다. 던전 앤 드래곤즈와 톨킨의 팬이었던 리차드 개리엇은 1979년 아카라베스(Akalabeth)를 탄생시킨다. 아카라베스는 이후 가장 유명한 RPG로 이름을 날리게 되는 울티마(Ultima) 시리즈로 발전하여[2] 영향력을 행사한다. 또한 1981년 라이벌작인 위저드리(Wizardry)가 발매되면서 RPG는 대중적인 장르로 자리잡고, 이들을 토대로 발전하여 현재에 이르게 된다.[3]
RPG는 역할을 연기하는 놀이에서 시작을 했지만 컴퓨터라는 매체로 넘어오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그러한 성격은 퇴색하게 된다. 현재의 RPG 장르가 갖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캐릭터의 성장과 스토리이다.[4] 현재의 RPG란 플레이어가 게임의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자신의 캐릭터를 조작하여 성장시키며, 이 과정에서 탐험이나 전투와 같은 여러 가지 경험을 하게 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