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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플래시(2023)를 봤습니다. |
지난 글을 좀 늦게 올려서 오늘은 최근에 본 영화 이야기나 간단히 하겠습니다.
어렸을 때의 추억은 특별한 의미로 남죠. 저한테 그런 종류의 외화가 몇 개 있습니다. 육백만 불의 사나이, 소머즈, 레밍턴 스틸, 맥 가이버, 슈퍼 소녀 비키, 천재 소년 같은 어릴 족 드라마들... 그리고 플래시 역시 그 중 하나입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dc.fandom.com/wiki/Flash_(1990_TV_Series)
더 플래시(the Flash) 1990년 작.
CBS 방영 총 22화.
미국에서 1990년에 방영했던 '플래시'를 한국에서 언제 방영했었는지 기억은 안 납니다. 솔직히 내용도 전체적으로 기억은 안 나요. 그저 플래시의 모습이 머릿속에 굉장히 인상 깊게 새겨졌죠.
당시 한국엔 '슈퍼 히어로'라는 단어랄까 카테고리 자체가 없었습니다. DC, 마블 같은 진영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게이머 기준으로는, 마블은 1996년에 'X-MEN VS STREET FIGHTER'라는 대전 격투 게임이 나올 때까지 별로 유명하지 않았고요. 좀 더 대중적으로는 2000년에 영화 시리즈가 나오기 이전엔 그리 알려져 있지 않았죠.
※ 물론 그 이전에도 마블 슈퍼 히어로즈 대전 액션 게임이 따로 들어오긴 했습니다. 흥행을 못해서 그랬죠.
그러다 보니 그것들에 '슈퍼 히어로물'이란 이름을 붙이고서, 특별한 새로운 영화처럼 이야기하면서, DC와 마블 진영으로 갈려 논쟁하는 것엔 다소 위화감을 느낍니다. 플래시, 배트맨, 슈퍼팬, 스파이더맨... 어릴 땐 그냥 전부 다 같이 좋아했던 것들이니까요. 특히나 미국 만화책을 안 봤으니 서로 연관이 있는지도 몰랐고요. 어릴 적엔요.
플래시를 커서 다시 본 건 2014년에 방영된 미드 'the Flash'였습니다. 아무래도 스토리가 머리에 제대로 들어와서 그런지, 당시의 그랜트 거스틴(Grant Gustin)씨가 연기한 플래시가 제 안의 스탠다드로 자리 잡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억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90년의 플래시가 나오죠.
솔직히 마블로 출발한 2000년 이후 슈퍼 히어로 시리즈들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특히 DC 확장 유니버스는 더욱 마음에 안 들었기 때문에, 영화판 플래시(2023)는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죠. 주위에서 보면 같이 편승해서 볼 수도 있었겠지만, 다들 나이가 드니 영화관에도 잘 안 가고요. 한국에선 그리 흥행도 못했죠.^^;
그래도 추억의 플래쉬! 아쉬운 마음에 구글 플레이로 보기로 했습니다. 구글 플레이가 휴대폰 결제를 막아둔 이슈와 화질 제한 이슈가 등장해서 골치가 아팠지만 아무튼 봤습니다. 그러니 웬 걸.
결론적으로...
블루레이를 샀습니다. 돈을 괜히 두 번 썼단 생각이 드네요-_-;;
플래시(2023)라는 영화 자체는 (플래시 시리즈의) 팬들에겐 제법 볼 만한 영화이고, 플래시를 잘 모르는 분들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은 영화입니다. 이유는 제가 슈퍼 히어로물, 특히 DC의 슈퍼 히어로물에 늘 갖는 불만인데, 이미 플래시나 DC를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없을 겁니다.
전 영화 한 편을 단독으로 봐도, 이전 시리즈를 몰라도,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게임도 그렇고요. 그런데 플래시(2023)는 뭐랄까 플래시 팬들이 좋아할 법한 소재와 씬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전체 스토리도 그렇고요. 팬이어야 공감이 가는 요소가 너무 많아요.
[그리고 결말도 문제(스포) - click]
심지어 결말은 모든 걸 없던 일로 만드는 리셋 결말이라 전 마음에 안 드네요. 아무리 플래시의 스토리에 익숙하다지만 드라마 에피소드의 일부라면 모를까 영화 결말로는 안 좋아합니다. 저건 말 그대로 플래시의 팬이기에 중요한 의미의 결말이잖아요.
그래서 플래시를 좋아하기 때문에 '플래시' 영화로서 괜찮게 봤다 정도였습니다만...
문제는 이 영화는 사실 배트맨(1990)의 팬들에게 바치는 영화였다는 것입니다!(강조).
※ 물론 실제 감독의 생각은 모릅니다.
이 부록 때문에 비싼 버전의 (플래시) 블루레이를 샀고...
추억이 돋아서 배트맨(1990) 블루레이도 샀습니다.
저희 세대에게 배트맨은 1990년작 팀 버튼 감독 마이클 키튼 주연의 배트맨이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의 작품입니다. 성인이 된 다음에도 가끔 배트맨 얘기가 나오면, 1990년 영화에서 달에 배트윙이 떠오르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추억담을 나누고 그러거든요.
저도 한 7~8년 쯤 전에 팀 버튼의 배트맨을 다시 봤지만 여전히 옛날처럼 좋았습니다. 마이클 키튼이야말로 저희 세대의 배트맨이죠.
플래시(2023)는 플래시 팬에겐 (약간 애매하지만) 무난하게 볼 만한 작품이었다면, 옛 배트맨을 기억하는 사람에겐 정말 보물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2023년의 기술로 다시 만든 배트 모빌과 배트윙, 노익장을 과시하는 마이클 키튼씨(72세)... 영화 분량의 반 정도는 배트맨이 리더로서 영화를 리드합니다 ㅠㅜ
무엇보다도 2023년의 기술로 재현된 '그 장면'은 진짜 보면서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전율했습니다. 너무 좋더군요 ㅎㅎ 미리 알았다면 영화관에서 3번은 봤을 텐데...
* 이미지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hebWYacbdvc, The Flash – Official Trailer, Warner Bros. Pictures
마이클 키튼씨와
배트모빌.
다크 나이트의 전차 모빌도 좋아하지만
역시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건 이 버전이죠.
그리고 23년의 기술로 재현된 그 장면 ㅠㅠ
이걸 보다니 살아 있어서 행복합니다 ㅠㅠ
특히 배트윙을 타고 벌이는 전투 씬은 정말 1990년작을 좋아했던 팬들에겐 꿈 같은 종합 선물 세트였어요.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의 분위기도 추억을 되살릴 수 있게 너무 잘 표현된 것 같습니다.
예. 배트맨 보고서 (플래시) 블루레이 샀습니다. -_-;; 영화관에서 못 봐서 진짜 너무너무 아쉽네요. 나이가 드니 예고편을 잘 안 보는 게 문제입니다...
굳이 하나 더 말하자면 슈퍼걸도 포스 있게 잘 나왔습니다. 2014년 버전 플래시 드라마와 슈퍼걸 드라마가 함께 방영되었었는데 그것도 재밌게 봤었거든요. 이번 영화의 슈퍼걸은 금발 백인이 아니었는데도 위화감 없이 충분히 멋있었습니다.
플래시에 나온 슈퍼걸을 보니 맨 오브 스틸(2013)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혹시 하고서 예전에 재미없게 봤던 맨 오브 스틸도 블루레이로 구입해서 다시 봤습니다만... 다시 봐도 제 취향은 아니더군요. 예전에도 그랬지만 건물과 도시를 부수는 것만 너무 많이 나와서 안 좋아했습니다. 상대한테 타격을 못 주면서 부수기만 하니 시간 낭비 같은 느낌이랄까요.
아무튼 플래시(2023)는 의외로 볼 만한 작품이었고, 특히 팀 버튼과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을 기억하시는 모든 분들이 꼭 챙겨서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것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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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 폐하의 신부 |
2010년대에 가장 재밌게 봤던 만화였던 '늑대 폐하의 신부' 이야기를 이제야 꺼내네요.
늑대 폐하의 신부는 백양국(白陽国)이라는 고대 중국(+일본) 풍의 가상의 국가를 배경으로, 공포 정치를 하는 냉혹한 왕과 가짜 후궁으로 들어간 여주인공의 달달하고 유쾌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강력한 무력을 이용해서 왕이 되어 반란을 진압하고 숙청으로 기반을 다진 '늑대 폐하'는 계속되는 혼담을 피하기 위해서 가짜 신부를 데려오기로 하는데요.
서민 출신의 여주인공 유우린은 짭짤한 알바가 있다는 말에 홀랑 넘어가 한달 동안 가짜 후궁 연기를 하게 되지만, 기물 파손으로 오히려 빚더미에 올라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 프로 임시 신부(?)를 향해서...
요즘 식으로 보면 계약 위장 결혼 + 잔혹하고 무서운 왕 + 서민 여주인공이란 키워드겠네요. 순정 만화에선 오래 전부터 계약 결혼 이야기가 있었지만, 요즘 로판에서 계약 결혼이 워낙 넘쳐 나는 주제이다 보니 2009년의 이 만화는 선구자(?)란 느낌이 듭니다. 14년 전 분위기의 계약 결혼물이랄까요.
신하들 앞에서는 러브러브 연기를 하지만, 빚을 청산하고 집에 가고 싶은 계약 신부 여주와, 자신을 스스럼 없이 대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강아지 모습만 보여주는 늑대 폐하 남주의 일상을 그린 착각계 로맨틱 코메디입니다.
여주인공은 남주가 늑대를 연기하는 외로운 강아지라고 착각하고서 늑대 모습과 강아지 모습의 사이에서 갭모에를 느끼며 빠져듭니다. 늑대 폐하 역시 평범한 소녀의 몸으로 권력 암투와 납치, 암살, 독살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을 위해 뛰어다니는 여주를 보며 서서히 빠져들고요.
기본적으로 냉혹한 늑대(남주)를 강아지로 착각하는 토끼(여주)의 구도입니다. 목표를 찍으면 놓치지 않는 늑대(강아지 연기 중)와 늑대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는 토끼의 귀여움이 관전 포인트이죠.
최근 한국 로판의 여주인공이 보통 만능 천재의 면모를 보이는 것에 비해서, 늑대 폐하의 신부는 때묻지 않은 서민 소녀가 중앙 정계의 권모술수 속에서 귀비(貴妃)로서 왕을 보좌하고 신하들을 돕기 위해 서툴지만 올곧게 분투하는 모습을 그립니다. 주변 인물들 역시 허수아비 들러리가 아니라 각자의 개성과 능력을 가지고서 활약하고요.
그렇게 친구를 사귀고 적과 싸우고, 각 인물들의 사연이나 과거에 얽히는 어찌 보면 전형적인 일본 만화의 구조를 따라갑니다. 하지만 지루한 클리셰가 아닌 왕도의 재미를 잘 보여주죠.
완결되고 5년이나 지나서 이 글을 쓰는 건, 개인 사정으로 중간에 못 봤던 기간이 길었거든요. 처음부터 다시 읽으려다 보니 늦어졌네요. 사실 앞으로 만화 이야기를 할 때는 다시 읽고서 글을 쓸까도 생각 중입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신분의 벽을 넘어 유대를 쌓으며, 신뢰와 애정으로 서로에게 다가가는 늑대 폐하와 가짜 신부의 이야기가 좋았습니다. 오래 시간이 지나서 다시 읽어도 예전처럼 재미있었네요.
제목 : 늑대 폐하의 신부 / 狼陛下の花嫁
권수 : 전 19권
기간 : 2011.03. ~ 2019.05. / 2009.11.~2018.09.
작가 : 카우타 마토 / 可歌まと
출판 : 학산문화사 / 白泉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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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연휴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
오랜만의 긴 연휴인데 방문객 분들 모두 추석 연휴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번 주중의 포스팅은 이 글로 대체합니다. 애매한 글 두 개를 올리기보다는 술 연재를 주말 안에 올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술 연재는 이번 달... 그러니까 이번 주부터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이번 주에 무사히(?) 술 연재가 올라갈 경우 리큐르 편이 올라갈 예정입니다. 앞으로 남은 술 연재는 초심을 되찾아서 '술을 잘 모르는 사람이 술 가게에 갔을 때'를 기준으로 작성하려고 합니다.
추석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양주라는 게 선물 받고 안 마시거나 되파는 사람이 많다는 점에서 볼 때 누가 받아도 좋은 선물은 아니지 않나 생각될 때가 의외로 많습니다. 선물이란 건 진지하게 생각하면 참 어렵네요.
아무튼 다들 명절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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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er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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