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그랑죠는 91년 SBS에서 절찬리에 방영한 판타지 마법 로봇물입니다. 국내에선 절정의 인기를 과시하면서 SBS를 먹여살렸고, 현재까지 많은 30대들의 가슴 속에 추억으로 남아있지요.
무려 선라이즈(!)가 제작하여 89년 일본에서 방영됐던 원제는 '마동왕 그란조트'인데, 그란조트라는 이름은 아무래도 입에 익지 않아서인지 마동왕 그랑죠라고는 종종 불려도, 그란조트라고는 부르지도 않고 알아듣지도 못합니다 보통은.
이야기는 달에 사람이 살게 된 시대에 주인공이 놀러갔다가, 달토끼 종족을 만나고서 용사가 되어 로봇타고 싸운다는 줄거리입니다. 등장하는 로봇은 총 3종류인데 큰 얼굴 형태에서 팔다리 달린 로봇으로 변화한다는 것이 포인트였죠. 어쩌면 세라비 건담은 여기서 탄생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렸을 때 저도 참 좋아해서 온갖 장난감도 다 사고 조립식도 다 샀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놀라웠던 것이 200원짜리 조립식도 조립하고 나면 변신이 거의 완벽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메카닉을 디자인하는 단계에서 상품화를 생각해둔 걸지도 모르겠어요. 안타까운 것은 지금은 다 없어졌다는 것이죠;_;
이 작품은 앞에서 소개한 '소년기사 라무'와 참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우선은 로봇물로써의 계보나 장르가 같고, 무엇보다도 일본에서는 흥행하지 못했다는 점이 똑같죠. 생각해보면 메칸더브이를 포함해서 80-90년대 애니메이션은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흥망했던 작품이 참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건데 2000년 이후는 거의 비슷하니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덤이지만 구리구리 이야기인데, 어떻게 저 캐릭터가 그렇게까지 매력넘칠 수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질 않네요. 보통 캐릭터란 게 개인의 취향이 상당히 중요한데 쟤는 그냥 밀고 들어와서 머리 속에 남아있습니다. 어지간한 만화 메인 히로인따위의 매력에는 비교도 되지 않죠. 거기다가 한국어 뒤에 '구리'같은 어미를 추가로 붙여도 별로 이상하지도 않고;;; 시간이 지나면 '도오막사라무'보다 '호로로 츄츄 파레로'가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